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EW H Aug 06. 2021

"살 수밖에 없네"3천 대 연비 끝판왕, 직접타봤습니다

그동안 국산 SUV 중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모델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 중형 패밀리 SUV의 대표격인 싼타페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생기면서 하이브리드에 목마른 시장에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이번 내용에서는 연비를 중심으로 한 가벼운 시승기로 새로 나온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어떤지 경험해 보았다.

기획한 주행 코스는 서울 강남역 근방에서 출발해 하남 스타필드까지 갔다 오는 구성이다. 대략 편도 25km를 살짝 넘는 거리다.

주행코스의 반절 이상이 자동차 전용 도로이지만, 서울 시내의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소요 시간의 대부분을 가다 서다 하는데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히려 반갑다. 출퇴근을 포함한 일상에서는 보통 이러한 도로 환경에서 차를 탈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정속으로 크루징 하며 장거리를 달리면 하이브리드가 아니더라도 연비는 좋을 수밖에 없다.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가득 찬 도심지의 주행에서 하이브리드를 이식한 싼타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잔뜩 머금고 출발했다.

예상대로 차량들로 꽉 들어찬 도로 덕분에 출발 지점에서 단 2km 가는 데도 20분이나 걸렸다. 코스 전체 예상 도착 시간이 1시간 남짓인데도 이런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먼저 확인해본 연비는 놀라웠다. 자잘한 정차와 출발만을 반복하는 도심지 주행은 일반 차량들에게 최악의 연비를 낼 수밖에 없게 한다. 그러나 전기모터의 보조를 받는 하이브리드는 다르다.

물론 기뻐하긴 너무 이르다. 주행 거리가 아직은 너무 짧기 때문에 연비의 변동폭이 컸다. 하지만 좋은 시작이었다.

꽉 막히는 좁은 도심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타보기 전에는 걱정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파워트레인이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터보차저가 붙더라도 1.6리터면 이 체급에 다소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다.

이런 의구심은 실제로 몰아보고 말끔히 사라졌다. 처음부터 최대 토크를 쏟아내는 전기모터의 특성으로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심에서는 특히 잔잔하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엔진은 아예 쉬어버리고 전기모터로만 주행을 할 수 있다.

전기모터만의 힘도 힘이지만, 정숙성과 부드러운 발차감이 인상적이었다. 완전히 같진 않지만 전기차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에서는 볼 수 없는 하이브리드만의 매력이다.

도심을 탈출하고 자동차 전용 도로에 들어왔지만 서울의 정체는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비로소 정체가 풀리고 어느 정도 달려볼 만한 구간이 나오기 시작한 건 서울을 지나 하남에 거의 다 와갈 때였다.

이 시점에서는 정체가 운전 내내 계속됐음에도 17.2km/L라는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다. 완전한 전기차가 아닌 이상 도심지에서는 하이브리드라도 연비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중형 SUV를 운전해본 운전자라면 이 연비가 얼마나 뛰어난 지 잘 알 것이다.

서서히 정체가 풀리면서 목적지인 하남 스타필드에 도착하기까지 정속으로 순항해 연비를 더 높일 수 있었다. 도착 후 기록된 최종 연비는 19.4km/L를 기록했다.

급출발이나 급정차 같은 연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주행 스타일은 최대한 지양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차량들에게 피해가 갈 만큼 심하게 느린 주행도 절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요즘 날씨가 다 그렇지만 이날도 상당히 더운 날씨였다. 운행 내내 온도 20도에 통풍시트를 풀로 가동하고 핸드폰을 충전시키며 달린 결과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도착하고 살펴본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과 다른 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싼타페는 모두 연비 상승효과를 주는 디스크 휠 형태의 전용 디자인 휠을 끼고 있다.

시승 차량은 캘리그래피 트림이어서 블랙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바디 컬러 클래딩이 적용돼 있었다. 덕분에 SUV인데도 도심지에 어울리는 세련된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짧게 차량의 상태를 보고 다시 강남으로 출발했다. 돌아가는 코스는 온 길 그대로였다. 아무래도 출발 직후는 정체가 전혀 없다 보니 좋은 연비가 계속 유지됐다.

하지만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다시 차량들이 막히기 시작하면서 연비는 조금씩 떨어져 18km 대까지 내려갔다. 본격적으로 강남에 들어서자 차들은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결국 도착은 예상시간보다 30분이나 더 걸렸고 최종적으로 기록한 연비는 17.2km/L였다. 가는 길 보다 오는 길에 훨씬 정체가 심했던 걸 생각하면 준수한 수치라고 생각된다.

연비를 보면 알겠지만 극한의 연비 운전을 해서 나온 수치가 아니다. 더운 여름 날씨에 맞춰 냉방을 강하게 틀고, 시승 코스도 80% 정도가 심각한 정체를 겪는 도심 주행과 같은 조건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연비는 정말 좋은 편이다.

듬직한 중형 SUV 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시승 후 느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역시 1.6리터 터보 엔진이 아닐까 싶다. 이 체급에 이 정도 배기량의 엔진으로 나온 하이브리드 차량은 타 제조사를 봐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꽉 막히는 도심 주행에서 1.6리터 엔진의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전기모터의 보조와 엔진과의 교대가 상황에 따라 매끄럽게 이뤄지면서 언제나 원하는 만큼의 힘을 적절하게 낼 수 있었다.

불쾌한 꿀렁임이나 거슬리는 부분 없이 일정한 감도로 토크가 나오는 점이 좋았다.

만약 2.0리터 이상의 엔진을 대신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조합이 더 높은 연비를 뽑아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일 것이다.

이미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를 붙여 연비와 환경 모두를 생각하는 다운사이징 트렌드는 그리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여기에 전기모터까지 붙으니 친환경 고연비 차량은 답답하다는 선입견을 제대로 부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느끼기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이제는 정말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이 된다. 엔진과 모터의 원활한 교대와 협력, 스펙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토크, 그리고 여기에 따라오는 뛰어난 연비는 정말 인상적이다.
 
중형 SUV 마저 리터당 15km 이상의 연비를 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시승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자동차들의 상품성이 어디까지 갈까, 기대가 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실제로 타본 3천만 원대 역대급 스펙, 아반떼 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