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고객 인도가 시작됐습니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완전히 새로워진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용 특화 사양이 탑재된 그랜저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뛰어난 상품성을 직접 경험해보고, 느낀점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시승차는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모델로 세미 글로시 티탄 룩 컬러로 마감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가니쉬가 적용됐습니다. 특히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모델과 휠을 포함한 모든 외관 디자인이 동일합니다. 덕분에 외관 디자인만 보고 하이브리드 모델인지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시승차량의 색상은 은은한 녹색 빛이 도는 ‘밤부 차콜 그린 펄’입니다. 자연의 대나무 숲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색상으로 친환경 모델인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또한 보는 각도에 따라 블랙, 그레이 색상의 고급감까지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색상입니다.
실내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적용된 듀얼 디스플레이 레이아웃을 사용했고, 10.25인치 풀 터치 공조 컨트롤러까지 적용되어 하이테크한 느낌을 줍니다. 계기판은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 수 있는 파워 게이지가 우측에 적용되며, 취향에 따라 RPM 게이지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열의 넉넉한 레그룸은 전륜구동 기반 대형 세단의 장점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전압 배터리가 시트 하단에 적용되며, 리클라이닝 시트가 제외되었습니다. 대신 기본 시트 등받이 각도 세팅이 약간 누운 형태로 편안한 탑승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머리 공간도 제법 여유로운 편이며, 전동식 선 블라인드 사양이 적용되어 2열 탑승객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고전압 배터리가 2열 시트 하단으로 이동하며,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480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습니다. 트렁크 하단의 추가 수납공간도 동일하며, 시트 중앙에 스키스루를 적용해 긴 짐도 편하게 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입니다.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기존 모델 대비 배기량이 낮아졌지만, 출력은 한층 강화됐습니다.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m를 발휘하며, 구동 모터 역시 기존 모델보다 강력한 최고출력 60마력, 최대토크 26.9kg.m를 발휘합니다.
시동을 건 후 EV 모드에서는 전기차와 동일한 정숙성을 제공하며, 저속 구간에서는 외부 소음이 잘 억제되어 있어 어느 전기차보다도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합니다. 정차 시에 시동이 걸릴 경우에는 시동음이 실내로 약간 유입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시동이 걸린 상태를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소음이며, 엔진룸과 실내의 거리감이 느껴질 만큼 방음, 방진이 잘 처리된 느낌입니다.
고전압 배터리 충전이 충분한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시내 주행에서는 적극적으로 EV 모드를 사용합니다. 오르막, 가속 상황에서 출력이 필요할 때에는 엔진에 시동과 함께 동력이 개입되는데, 주행 상황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습니다. 또한 급가속하는 상황에서도 엔진 시동, 기어 변속, 가속까지 이어지는 모든 상황이 매끄럽게 연결되어 원하는 만큼 부드러운 가속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속력 부분은 3.5리터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추월 가속, 합류 가속하는 환경에서는 전기모터가 빠르게 반응하고, 엔진의 동력까지 더해질 경우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정숙성은 저속 구간 외에 고속 구간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속 구간에서도 조건만 갖춰지면 EV 모드로 주행 가능하며, 엔진 시동 시에도 고 RPM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엔진음이 잘 억제되었습니다. 또한 풍절음, 노면 소음에 대한 대책도 잘 마련되어 정숙성 부분은 어떤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를 활용한 특화 기능인 ‘E-모션 드라이브’가 적용되어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과속방지턱 구간에서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었는데, 약 40km/h 정도의 속도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감속하지 않아도 충격이 적었으며, 지난 후 뒤쪽 서스펜션에서 느껴지는 여진이 상당히 적었습니다.
이날 약 50km의 거리를 주행한 후 확인한 연비는 리터당 18km/L였습니다. 20인치 휠을 장착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가 15.7km/L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뛰어난 결과였습니다. 특히 정체가 많은 도심 구간 운행도 많았는데, EV 모드가 적극적으로 작동했던 만큼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뛰어난 효율 덕분에 혹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류비 절감을 위해 타는 차’로 한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효율과 친환경성을 기본으로 뛰어난 동력 성능, 구동 모터를 이용한 승차감 개선과 함께 플래그십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숙성까지 겸비했습니다. 효율, 성능, 친환경성, 플래그십 세단의 고급감까지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운전자에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고의 모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