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EW H Aug 26. 2021

"다르네?" 본 사람 대부분이 궁금해하는 전기차 성능표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흔히 다양한 차종들의 성능을 따져보고 얘기하게 된다. 가장 흔히 듣는 스펙은 마력과 토크일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카탈로그에 마력과 토크 단위가 모두 다른 단위로 바뀌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마력(PS)과 킬로그램중 미터(Kgf · m), 킬로와트(kW), 그리고 뉴턴 미터(Nm) 같은 단위들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간단하게 알아보겠다.


예전부터 써왔던 기존 단위들


마력은 풀어 해석하면 말의 힘이다. 영어로도 홀스파워(Horse Power)라고 한다. 마력은 일률의 단위이다. 지정한 단위시간 당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측정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약간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마력의 정의를 보면 한층 이해하기 쉽다.
 
1마력은 '무게 75kg의 물체를 1초당 1m의 길이를 이동시킨 일의 양'을 말한다. 힘 그 자체를 정의하는 단위가 아니다. 시간 개념이 더해진 일의 양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반떼 N의 최고출력인 280마력이란, 21,000kg의 물체를 1초당 1m 이동시킨 일률을 말한다. 아반떼 N은 21톤을 1초에 1m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반떼 N의 무게는 수동 기준 1,450kg이다.
 

1마력이 다소 애매한 75kg의 기준을 잡고 만들어진 데는 시대적 배경이 숨어있다. 마력은 1700년대 말 영국에서 만들어진 단위다. 그래서 그 당시 말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평균치를 설정해서 만들어진 단위가 마력이다. 그 시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직관적인 단위인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인 지금에 와서 보면 이 단위는 다소 구닥다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단위계와 함께 쓸 때 딱 떨어지는 단위도 아니고, 현대인들이 보기에 말 한 필이 하는 일의 양이란 게 직관적으로 와닿지도 않기 때문이다.
 
관습적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차량의 성능을 계측하는 수치로 계속 써왔고 또 사람들이 거기에 익숙해져서 지금까지 마력은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토크(Torque)는 실생활에서 흔하게 잘못 불리고, 잘못 쓰이고 있다. 토크는 단위가 아니다. 토크란 돌림힘, 회전력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물리에서 말하는 힘은 아니다. 힘과 모멘트는 서로 다르지만 깊이 들어가진 않겠다.
 
자동차 쪽에서는 단순히 얘기해서 토크는 ‘돌리는 힘’을 지칭한다. 토크는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성능을 얘기할 때 xx토크, 몇 토크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동차 카탈로그 성능을 보면 국내에서는 흔히 Kgf·m라고 쓰여있다. 이것도 다양한 방법으로 읽히고 있지만 정확하게는 ‘킬로그램중 미터’이다. 1 Kgf·m는 1m 막대의 끝에 1kg의 물체가 매달려 있을 때 받는 힘을 뜻한다.
 
아반떼 N의 최대토크를 보면 40.0 / 2,100~4,700이라고 쓰여있다. 이 말은 2,100~4,700rpm일 때 40.0Kgf·m까지 낼 수 있는 것이다. 즉 아반떼 N은 1m 막대 끝에 있는 40kg의 추를 돌릴 수 있는 힘을 낸다.


전기차에서는 다른 단위가

쓰인다?


위에서 봤던 단위들은 자동차 성능하면 지금까지 쭉 볼 수 있었던 대표적인 단위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들 카탈로그를 보면 마력은 kW(킬로와트)로, 토크는 Nm(뉴턴미터)로 바뀌어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렇게 단위들이 바뀐 이유는, 이것들이 킬로그램(kg), 미터(meter)와 같이 SI 단위를 따른 국제 표준 규격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와 함께 쓰이기 시작한 것이지 새로운 단위인 건 아니다.
 
기존에 쓰던 마력과 토크의 단위들은 어떻게 보면 내연기관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관습적으로 국제 규격이 나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쓰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쓰인 것이다.


전기차와 배터리가 나오면서 옛 단위들의 교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앞서 말한 와트와 뉴턴은 표준 단위로서 전기적 시스템인 배터리, 모터와 함께 단위들과 출력을 계산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마력은 벌써 75kg이라는 애매한 무게를 갖고 계산한다. 거기다가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의 토크 단위인 lb-ft(파운드-피트), 같은 마력 안에서도 야드-파운드 법으로 인해 갈라지는 HP의 영국 마력과 PS의 프랑스 마력 등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다.

와트하면 흔히 전기부터 생각이 난다. 하지만 전기에서만 쓰이는 단위는 아니다. 와트는 마력과 마찬가지로 단위 시간당 한 일인 ‘일률’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1와트는 1초당 1줄의 일률이고 이런 단위 간의 환산을 통해 와트도 마력으로 표기할 수 있다. 1마력은 735와트이다.

1뉴턴미터(Nm)는 회전 축에서 1미터 떨어진 곳에 1 뉴턴만큼의 힘이 가해진 것이다. 여기서 1 뉴턴은 1초에 1kg의 질량이 갖는 물체를 1m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306마력에 62kgf의 토크를 내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의 카탈로그에는 최대출력이 225kW라고 돼있다. 이는 마력으로 했을 때 약 306마력가량이 나온다.
 
최대토크 605Nm은 약 62Kgf·m으로 환산할 수 있다. 이렇게 기존 단위로 환산해서 보니 이 차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비로소 감이 온다.

단위의 재정비는 이런 배경에서 생겨났다. 일부 제조사들과 유럽에서는 전기차가 나오기 전부터 카탈로그에 킬로와트(kW)와 뉴턴미터(Nm)를 이미 쓰고 있었다. 이 단위들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앞으로 자동차의 주류 차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 점점 확실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익숙하지 않은 킬로와트와 뉴턴미터도 점점 자동차 업계의 주류 단위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기존 단위계는 점차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와, 이거 선택할걸" 요즘 오너들은 이런 색 골라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