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운전자 A 씨는 주차장 속 경차 전용 구역에 자리가 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변 공간도 넉넉해 차를 대려고 하는 순간, 어딘가에서 손짓하며 A 씨를 부릅니다. "거기, 차 빼세요!" 경차 전용 구역에는 일반 차를 댈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일반 승용차가 경차 구역에 주차하지 말라는 법은 따로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 A 씨는 조금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일반 승용차는 반드시 흰색 주차 구역에만 주차해야 할까요? 만약 정말로 주차하면 안 되는 곳에 주차했다면, 벌금은 얼마나 내야 할까요? 주차공간에 대한 모든 것을 지금부터 알려드립니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마련된 공간입니다. 입구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고 공간도 넓습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는 만큼, 일반 운전자가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는 것은 당연히 금지됩니다. 심지어 경계선을 침범하기만 해도 불법입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 가능 표지를 별도로 발급받아 차에 부착해야 하는데요. 만약 표지 없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거나, 주차 가능 표지를 부착했어도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다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만약 표지를 위조하다 적발됐을 시 과태료는 최대 200만 원에 달합니다. 진입로를 막거나 주차 주역 내에 물건을 올려놓는 등의 주차방해 행위는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전기차 보급률이 점차 증가하면서, 아파트나 공공시설에도 충전 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일반 차량이 충전 시설이 있는 전기차 전용 구역에 주차했을 경우, 전기차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로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전기차 전용구역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진입로를 막는다면, 이 경우 과태료는 최대 10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전기차 운전자들에게도 주의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충전이 끝났을 시점입니다. 배터리 충전이 끝났다면 전기차를 충전시설이 없는 다른 구역으로 이동 주차해야 합니다. 만약 충전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는다면 역시나 충전 방해행위로 간주되어 벌금을 내야 하는데요. 급속충전구역은 1시간 이상, 완속충전구역은 14시간 이상 장기 주차하는 경우 각각 최대 10만원이 부과됩니다.
최근에는 지자체 공영 주차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가 주차할 수 있는 전용 구역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충전기는 없는 단순 주차 구역입니다.
단, 최근 일부 수입차에 해당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은 여기에 주차할 수 없습니다. 국내 법규상 하이브리드차 배터리의 전압은 60V를 초과해야 하는데,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48V로 이 기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차로 분류되지 않는 차량이 여기 주차할 경우 10만원, 친환경 주차구역 표시를 훼손하면 20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방차 전용 구역은 골목이나 아파트단지 등 화재를 대비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구역입니다. 이 곳에 차를 주차하거나 주변에 물건을 쌓아놓는 등 소방차 전용 구역 이용을 방해할 시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벌금의 문제를 떠나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과 재산의 안전이 직결되는 구역이라는 점이 이 곳을 반드시 비워둬야 할 이유입니다.
소방차 전용 구역뿐 아니라 길가에 설치된 소화전 5m 이내도 불법주차 단속 대상입니다. 승용차는 8만원, 승합차는 9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할 뿐 아니라 화재 진화 과정에서 차량이 손상을 받아도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어느 주차장에는 분홍색 선이 그려진 여성 전용 주차구역이나 일반 구역보다 작게 그려진 경차 전용 주차구역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는 남성 운전자나 경차가 아닌 차량이 주차한다고 해서 벌금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여성과 경차를 배려하자는 취지로 지방자치단체가 따로 시행하는 제도일 뿐, 법적으로 벌금을 내야 한다는 별도의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주차 자리는 부족한데 신경써야 할 것이 산더미라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무조건 개인의 편의만 생각한다면 누군가는 더 큰 불편과 위험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벌금 내는 문화가 아니라,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서로 배려해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