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잘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을 바라보면 되는 전방과는 달리 측방과 후방의 경우 운전하며 사람의 눈으로 직접 살피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센서에만 의지하자니 이것도 위험하고요. 때문에 우리는 차에 부착된 다양한 거울을 통해 주변을 살피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자동차 안에 장착된 거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룸미러와 사이드미러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보다 다양한 거울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이 거울에 대한 것과, 더 나아가서는 거울을 돕거나 대체하는 첨단 기능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거울은 룸미러와 사이드미러입니다.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간혹 이 둘을 묶어 백미러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다소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죠. 하지만 역할을 생각해 보면 뜻이 틀린 것은 또 아닙니다. 두 가지 모두 후방 시야 확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니까요.
자동차에 처음 적용된 것은 룸미러입니다. 레이싱 드라이버 레이 해런이 1911년 인디 500 경주대회에 달고 나온 것이 최초였습니다. 당시 레이스에는 운전자 외에도 고장 시 수리하는 역할을 맡은 정비사가 동승했는데, 이 정비사의 역할 중 하나가 뒤쪽의 상황을 파악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레이 해런은 정비사를 태우는 대신 거울을 달아 본인이 직접 뒤를 살폈고, 그만큼 가벼워진 무게의 경주차로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룸미러는 수많은 자동차에 적용되며 운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40년대 이후에는 국토가 넓은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차로로 구성된 도로가 늘어났고, 자동차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차선 변경 시 후측방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거울이 필요했습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것이 바로 사이드 미러인 것이죠.
초창기의 사이드 미러는 후드 앞쪽 양옆에 붙어있었습니다. 이후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자동차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A필러로 이동해 오늘날의 형태로 거듭났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동식 사이드미러나 눈부심 방지 거울 등 보다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기능들이 추가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실내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장착된 거울도 있습니다. 1열 선바이저 안에 장착된 배니티 미러도 그중 하나입니다. 배니티(Vanity)는 화장대를 의미하는데, 그 이름 그대로 화장을 하거나 얼굴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거울이 바로 배니티 미러입니다. 야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옆쪽에 작은 조명이 함께 내장된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죠.
1열 중앙에는 컨버세이션 미러라는 이름의 거울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뒷좌석에 앉아있는 승객과 대화를 하거나 뒤를 살피기 위해 적용된 거울입니다. 볼록거울로 제작되어 차의 뒤편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룸미러 앞쪽에 위치해있으며, 간혹 선글라스 홀더와 함께 붙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차량에는 다양한 거울들이 존재하는데요. 최근에는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를 보조하기 위한 첨단 기능들이 대거 탑재되면서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운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먼저 ECM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전자 감응식 실내 미러라는 뜻인데요. 미러 내부에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겪는 눈부심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밝은 빛을 보게 되면 운전 중 반응 속도가 느려지기에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때문에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도입된 기술인 것입니다.
사이드 미러는 주행 시 후측방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수단이지만, 우천 시 주행, 사각지대 등 주행 중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보조하는 기능으로는 후측방 모니터가 있습니다. 방향지시등을 점등하면 사이드미러 하단에 장착된 카메라가 측후방을 살피고, 해당 장면을 계기반에 출력합니다. 이렇게 되면 고개를 심하게 돌릴 필요도 없어 보다 안전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이 기능이 발전되어 서라운드 뷰 모니터 기능이 됐습니다. 말 그대로 차 주변 360도를 전부 확인할 수 있는 첨단 기능입니다. 저속 주행 또는 주차 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 부딪히는 사고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2021년 아이오닉 5가 출시하면서 국산차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사이드미러입니다. 기존에 거울이 수행했던 기능을 카메라가 완전히 대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큰 거울이 소형 카메라로 바뀌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고 연비도 상승합니다. 비가 오거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주변 상황을 밝고 선명하게 볼 수 있고, 기존 거울과 비교해 시야각이 넓어져 사각지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죠.
최근에는 룸미러 역시 카메라를 통해 보다 선명하고 넓은 화각을 볼 수 있는 디지털 룸미러로 대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짐을 많이 실었을 때 후방 시야가 가려질 수 있는 SUV나 상용차에 특히 안성맞춤인 기능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자동차 미러들과 이를 대체하는 첨단 사양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미래의 자동차는 거울을 완전히 대체하고 카메라로만 시야를 확보할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카메라와 거울이 공존하는 시대가 이어질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