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운전자자가 은연중에 공통으로 느끼는 게 있습니다. ‘도로는 안전하지 않다’라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도로에서 규율과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많은 운전자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무리하게 끼어드는 자동차를 수도 없이 봤고,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하고, 난폭 운전을 하고 심지어는 술을 마신 운전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도로 위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고 유발 상황을 만납니다. 사회적 규범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도로는 더욱 쾌적하고 안전할 텐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고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방어운전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어운전은 ‘도로 위의 여러 사고 요인으로부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운전에 초점을 맞춘 운전기술 및 습관’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초보운전자들에게는 방어운전이 사고 발생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지도 모릅니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부터 방어운전을 습관화하면, 이후에도 사고를 더욱 효율적으로 회피할 수 있을 겁니다.
방어운전의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사고로부터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방어운전은 법적인 문제에서도 유리합니다. 법규를 준수하고 사고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를 한 것만으로도 사고 시에 법적인 문제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방어운전은 내 차를 좋은 컨디션으로 오래 타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사고 없는 차가 사고 이력이 있는 차보다 오래 탈 수 있는 건 당연하죠.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사고 이력이 있는 차는 대체적으로 가격이 낮습니다.
방어운전은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자동차에 있는 각종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여 시스템이 꺼졌거나 작동하지 않고 경고음만 나게 설정돼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는 후진 시 장애물을 감지하면 스스로 정지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 기능이 꺼져 있거나 충돌 경고만 되도록 설정된 게 아닌지 확인하는 겁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및 유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등의 안전 시스템들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장치들이니 꼭 켜고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이나 기타 장치를 사용하면 사고 징후나 예측이 어려워집니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사망자 통계를 보면 ‘전방 주시 태만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34%에서 2022년 50%에 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은 자동차와 연결해 내비게이션이나 음악 듣는 용도로만 사용하시고 운전 중에는 아예 만지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사고를 피하거나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속도에 따라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겁니다. 급정거나 급제동 시에도 추돌을 피할 수 있고 충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전 거리를 유지하면 꼭 끼어드는 차를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끼워주지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면 사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차량흐름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끼어들어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방어운전입니다.
아는 길이더라도 도로의 주행흐름과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하는 게 좋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사고 및 공사구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니까요. 사고 및 공사는 차량흐름의 저해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특히 고속도로처럼 자동차 속도가 높은 곳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땐, 이차적인 추돌사고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내비게이션은 이런 위험성을 회피할 수 있는 좋은 실시간 정보 수단입니다. 따라서 내비게이션이 주는 여러 정보를 안전운전 및 방어운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원래 운전은 전방 2~3대의 자동차 흐름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게 어렵습니다. 한국 운전자 특성상 틴팅을 어둡게 하기 때문에 앞차의 앞에 있는 차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내 차가 세단이고 앞차가 SUV라면? 전방 주행 상황 확인은 더더욱 힘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차의 주행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앞차가 언제 브레이크를 밟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건 앞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다는 뜻이니까요. 신호가 바뀌었거나, 과속방지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상황이 없음에도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다면? 그 차 뒤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감속을 자주 하는 운전은 앞차와의 거리가 아주 짧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는 당연히 사고 확률이 높습니다.
많은 사고가 교차로에서 발생합니다. 좌회전, 우회전, 직진, 유턴까지 서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니 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따라서 교차로에서는 내가 어디로 갈 것인지 다른 차에게 확실하게 주지시키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꼭 켜고 차선 및 유도선에 따라 진행해야 합니다. 더불어 내 주위에 있는 차들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도 확인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교차로에선 좌회전 차선이 두 개 이상일 때 사고가 잦습니다. 모든 차가 유도선을 따라가면 좋은데, 좌회전하면서 오른쪽 차선에서 왼쪽 차선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왼쪽 차선에서 좌회전하는 게 사고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부득이하게 두세 번째 차선에서 좌회전해야 할 경우에는 왼쪽에 있는 차가 내 차를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도록 하거나, 주행방향을 확인하고 회전을 넓게 해 접촉을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건널목 정차 시 녹색등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출발하는 습관이 있다면? 지금 당장 좌우를 살피고 출발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옆에 있는 차들이 출발하지 않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건널목 앞에서 왼쪽에 버스, 오른쪽에 트럭이 있으면 시야가 가려 건널목의 좌우가 보이지 않습니다. 즉 이때는 신호가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 건너고 있는 어린이나 자전거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해야 합니다. 신호만 보고 출발하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신호등 앞에선 무조건 2등으로 출발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보행자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방어운전을 한다고 해도 자동차가 고장 나면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자동차 유지 관리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권장하는 소모품 교체주기만 따라도 큰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자주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타이어입니다. 타이어는 주행안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가 권장하는 타이어 공기압을 맞춰주는 게 좋습니다. 더불어 옆면에 찢어진 부분은 없는지, 못이나 기타 뾰족한 물질이 박혀있지 않은지 가급적 자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운전 중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졌다는 표시가 뜨면, 무리하게 운전하지 말고 안전한 곳에 차를 주차한 후 타이어를 확인하고 보험사에 연락하면 됩니다.
방어운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해 전문적인 운전 프로그램을 배워보기를 추천합니다.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우리가 평상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 및 기동을 훈련합니다.
예를 들어, 사고를 감지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브레이킹 및 스티어링 조작 방법을 직접 배우고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생활에서 접할 수 없고 경험해서도 안 되는 상황인데요.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유사시 차량의 동적인 움직임을 직접 느끼면서 회피기동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방어운전은 사고가 나지 않게 함과 아울러 사고를 감지했을 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운전능력도 포함합니다. 따라서 드라이빙 스쿨에서 이런 회피 훈련을 한다면 유사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의 안전과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트랙에서 8개의 다양한 주행 코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방어운전을 하는 방법은 도로교통법대로 운전하는 겁니다. 교통규칙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해당 지역의 교통 상황, 주행 특성, 사고 유형 및 빈도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개정되면서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차량흐름을 원활히 하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고, 사고가 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게 목적입니다. 따라서 운전자는 현재 달리고 있는 도로의 표지판대로 속도를 제한하고 신호등과 정지선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더불어 한국의 대부분 도로는 지역적 상황에 따른 안내 및 경고판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낙석, 안개, 야생동물 출현, 사고다발, 급커브, 도로 미끄럼 감지, 도로 폭 좁아짐 등의 안내판을 미리 확인하고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운전 중 이런 표지판을 모두 확인하기는 힘드니 이때도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편합니다. 참고로 현대차 내비게이션은 여러 주의구간을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방어운전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속도를 낮추고 거리를 유지하고 주변을 잘 살피면서 운전하면 높은 확률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고, 사고 시에도 피해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운전자가 이런 습관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운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방어운전을 습관화한다면 이후에도 더욱 안전한 카라이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