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형 아이오닉 5 오너입니다. 요즘 주차장에서 저를 자꾸 신경 쓰이게 만드는 차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신형인 '더 뉴 아이오닉 5'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 감흥 없겠지만, 같은 모델 오너 입장에서 보면 다를 수밖에요.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솔직히 배도 조금 아팠습니다. 마침 신형 아이오닉 5를 구매한 지인이 생겨 신형을 좀 더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리어 와이퍼였습니다. 구형 모델에는 리어 와이퍼가 없었거든요. 큰 불편함은 없지만, 비 오는 날이면 뒷유리에 맺힌 빗물을 시원하게 닦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기에 역시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겠구나 싶더라고요. 먼지가 쌓였을 때 워셔액을 뿌려 깔끔하게 닦아낼 수도 있고요. 작은 차이가 크게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바로 차이를 실감하게 만드는 부분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감싸는 베젤이었습니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인테리어 컬러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기존 화이트 컬러 대신 블랙 컬러로 마감해 모니터와 일체감을 높인 베젤이 훨씬 고급스럽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진짜 변화는 전원을 켰을 때 펼쳐졌습니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모니터로 보이는 각종 정보와 메뉴 디자인이 훨씬 세련되게 변했더군요.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가 적용됐는데, 직관성을 높인 UI 덕분에 조작하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물론 기존 아이오닉 5의 인포테인먼트도 시스템도 여러 면에서 사용자 친화적이고 멋진 디자인이지만, 시각적인 차이는 분명 있었습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차가 확 달라보이더군요.
신형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요즘 현대차에서 가장 부러운 부분이 바로 ‘빌트인 캠 2’입니다. 예전 모델은 별도의 블랙박스를 따로 설치해야 했는데, 이건 빌트인 방식으로 블랙박스가 기본 설치된 셈이니 안팎으로 훨씬 깔끔해졌죠. 전방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사라져 운전에도 도움이 될 테고요.
화질도 좋고, 차 안에서 모니터로 직접 영상을 확인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바로 전송할 수 있어 활용성도 훨씬 높죠. 사제 블랙박스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기능입니다.
실질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바로 시트 열선/통풍 기능이죠. 캠핑이나 실내 휴식 비중이 높은 오너라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터치패널로 조작하는 구형 모델의 조작 방식은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적응하면 괜찮지만 버튼을 따로 마련하면 훨씬 편리했겠죠.
더 뉴 아이오닉 5가 구형 오너들을 배 아프게 만드는 게 이 부분입니다. 시트 열선/통풍, 스티어링 휠 열선, 주차 안전 등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기능들을 쓰임새 좋은 ‘유니버설 아일랜드’ 위에 물리 버튼으로 마련해뒀죠. 게다가 암레스트에 팔을 걸치면 자연스럽게 누를 수 있는 위치라 조작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느껴지더군요.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 위치도 훨씬 좋아졌고요.
신형은 배터리 용량도 77.4kWh에서 84.0kWh로 늘었습니다. 최대 주행거리도 458km에서 485km로 27km 늘어났고요. 작은 차이라지만, 전기차에서 배터리와 주행거리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민감해지더군요. 수치만큼 마음의 여유도 달라지니까요.
그 밖에도 소소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운전대에 달린 스위치들의 좌우가 바뀐 것도 구형 오너로서 크게 체감할 수 있던 변화였죠. 운전대 가운데 LED 조명도 소통하는 느낌이라 신선했고요.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은데, 막상 앉아보면 완전히 새로운 차를 타는 느낌이 들더군요.
결론을 말하자면 역시 신차는 신차였습니다. 더 뉴 아이오닉 5를 직접 보니 소비자의 불만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크게 티 내진 않아도 여러모로 섬세하게 발전했다는 생각입니다.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다고 지금 타고 있는 구형 모델이 크게 아쉬운 건 아닙니다. 딱히 불만을 가진 일이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차거든요. 다만 언젠가 차를 바꿀 날이 벌써 기대되는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