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길. 행복한 기대를 품고 차에 올랐지만 이내 몇 시간 뒤면 이 기대가 무너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멀미가 심한 이들은 장거리 이동 자체가 공포입니다. 차 안에서 이어지는 어지러움과 구토감은 탑승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죠.
냄새와 진동으로 인한 멀미 때문에 전기차로 바꿨지만, 별 차이 없다는 의견도 있죠. 배기가스 없고 승차감도 좋은 전기차에서도 멀미가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이유와 함께 해결방안을 알려드립니다.
멀미는 의학용어로 가속도병 혹은 동요병이라 불립니다.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귀 안에 있는 평형 감각의 괴리가 뇌에 혼선을 야기하며 멀미 증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쉽게 얘기해 우리 몸의 감각기관에서 들어오는 서로 다른 정보가 뇌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나 배, 비행기 같은 이동 수단을 탔을 때 멀미가 발생하는 것도 감각의 괴리 때문입니다. 예컨대 차를 타고 꼬불꼬불한 길을 달릴 때 지속해서 감각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심한 멀미 증상이 일어나죠. 시각과 평형 감각의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운전자에게 멀미가 덜한 것은 움직임을 예측하고 감각의 균형을 맞추기 쉽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점이 이런 변화를 가속하고 있죠. 전기차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만족도가 높습니다만, 반대로 전기차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멀미입니다. 어떤 이들은 전기차를 이용하면서 멀미가 심해졌다고 합니다.
전기차는 배출가스가 없고 낮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주행감이 단단한 편입니다. 특히 전기차의 전기모터는 가속 페달을 밟음과 동시에 강력한 힘을 한순간에 쏟아내죠. 전기차의 가속력이 뛰어난 이유입니다. 다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감속 역시 강하게 이루어져 급격히 이어지는 가∙감속이 탑승자에게 멀미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히는 적은 소음과 진동도 멀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탑승자에게 차량의 움직임을 파악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어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말한 시각과 평형 감각의 괴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전기차가 주목을 받은 건 단순히 새로운 기술, 시대의 변화 때문은 아닙니다. 뛰어난 성능과 유지비용, 독보적인 친환경성 등 다양한 장점이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멀미로 인한 고생은 사절입니다. 멀미를 줄이면서 쾌적한 전기차 라이프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멀미는 감각의 괴리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감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부드러운 가∙감속으로 차량 움직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아이오닉 6에 탑재된 ‘EV 성능 튠업’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출력(3단계), 가속 민감도(3단계), 스티어링(2단계) 등을 세부적으로 조절하고 세팅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만일 출력과 가속 민감도 등이 너무 거칠다면 해당 성능의 단계를 조절해 한결 부드러운 움직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회생제동 기능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생제동은 전기차의 효율을 높이는 고마운 기능이지만, 높은 단계로 설정하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가 급격히 울컥거립니다. 특히 도심처럼 가속 페달 조작이 잦은 곳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멀미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이때는 회생제동 단계를 낮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제동이 이루어지도록 설정하는 게 좋습니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전기차의 경우, 회생제동을 1단계로 놓으면 일반 내연기관차와 감각이 비슷해 이질감이 거의 없습니다.
불규칙한 노면을 주행할 때 발생하는 크고 작은 충격은 승차감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또한 탑승자에게 갑작스러운 충격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멀미를 유발하죠. 이러한 충격을 줄이고 균형 잡힌 승차감을 유지하면 멀미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에서 사용되는 주파수 감응형 쇼크 업소버는 타이어에 전달되는 노면의 불규칙한 주파수를 감지하고 이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합니다. 덕분에 균일한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어 탑승자의 멀미를 줄이는 것은 물론, 노면 접지력을 증가시켜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현대차가 생산하는 전기차의 실내에는 다양한 친환경, 재활용, 식물성 내장재가 적용돼 악취 없는 쾌적한 인테리어가 완성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죽이 사용되던 시트와 도어트림 등에는 재활용 PET를 활용한 소재를 적용했고,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인트, 오일 등으로 내장재를 마감해 탑승자에게 불쾌감과 멀미를 유발할 수 있는 냄새를 지웠습니다.
기술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이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간극은 당장은 커 보이지만 조금씩 개선되기 마련입니다. 불편 없는 완벽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조사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