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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 H Dec 24. 2021

"여기서 내가 그럴 줄은 몰랐죠..." 의외의 사고장소

겨울철 지하주차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뼈가 시릴 정도로 추운 겨울이 되면, 지하주차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이중주차는 기본이고, 경사로에 주차를 한 차량도 쉽게 볼 수 있다. 관리실에서 주차위반 스티커를 매일 붙이고 안내 방송으로 경고를 한다 해도 늘 그때뿐이다.

이처럼 수많은 차량이 한곳에 몰리다 보니, 자연스레 접촉사고가 일어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직 운전이 서툰 초보 운전자에게, 차들이 가득 들어찬 지하주차장은 공포의 대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하주차장에서 도움이 되는 기능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겨울철 지하주차장 사고 원인


에폭시 페인트로 마감된 지하주차장 바닥

지하주차장의 바닥을 유심히 살펴보면, 바닥이 매끈한 재질로 마감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에폭시 페인트’로 바닥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간혹 ‘우레탄 페인트’가 사용되었다고 혼동하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에는 내구성이 더 뛰어난 에폭시 페인트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우레탄 페인트나 에폭시 페인트로 바닥을 마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바닥에서 올라오는 분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내마모성이 뛰어나 사실상 반영구적이다. 아울러 내수성과 내유성을 갖추고 있어, 콘크리트 재질의 바닥을 보호하는 데에 매우 적합하다.


물기가 고여 있는 지하주차장 바닥

문제는 ‘내수성’에 있다. 폭설이 자주 쏟아지는 겨울철이 되면, 눈이 녹아서 생긴 물기가 지하주차장 바닥에 흥건히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은 배수 시설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허다해, 꽤나 큰 사이즈의 물웅덩이가 고이기까지 한다.

이처럼 지하주차장 바닥에 눈이나 물기가 있게 되면, 차량이 지나가다가 미끄러질 위험이 크다. 특히 지하주차장은 특성상 커브를 크게 돌아야 하는데, 이때 가속 페달 조작이 미숙하면 원심력에 의해 바퀴가 헛돌면서 차량이 미끄러질 수도 있다. 즉, 순간적으로 접지력을 잃는 것이다.


차제 자세 제어(VDC)

물론, 최근에 생산되는 차량에는 ‘차제 자세 제어(VDC)’라는 주행 안정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그러나,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은 상황에서는 주행 안정 기능이 작동해도 속수무책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오래된 중고차는 이러한 주행 안정 기능이 부실하거나 아예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지하주차장 미끄럼 사고의 위험이 더더욱 높다. 초보 운전자들이 대부분 오래된 중고차를 첫차로 구입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쉽게 넘어갈만한 문제가 결코 아니다.


지하주차장 미끄럼 사고는 서행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다만, 이와 같은 지하주차장 미끄럼 사고는 대부분 ‘서행’을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한 교통안전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지하주차장 미끄럼 사고의 80~90%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주차장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


사고는 언제나 사소한 실수에서 발생한다.

최근에 출시되는 차량에는 위에서 언급한 주행 안정 기능 이외에도, 지하주차장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되어 있다.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할 필요까지 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사고는 언제나 사소한 실수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조등 레버에 위치한 AUTO(오토 라이트 컨트롤)

가장 먼저, ‘전조등’을 꼽을 수 있다. 지하주차장의 경사로는 공간 문제로 나선 형태인 곳이 많아, 마주 오는 차량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 물론 대부분의 지하주차장에는 차량 진입을 알리는 ‘사이렌’이 설치되어 있으나, 이 역시 제대로 들리지 않거나 고장이 난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전조등을 켜지 않고 진입한다면, 맞은편 운전자가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미쳐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하주차장을 진입할 때에는 반드시 전조등을 켜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간혹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하였다.

아울러 ‘오토 라이트 컨트롤(AUTO)’이 적용된 차량이라면, 되도록 전조등 상태를 AUTO로 두는 것이 좋다. 지하주차장이나 터널처럼 어두운 곳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전조등이 켜지기 때문이다.

시야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

다음으로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간혹 사각지대에서 나타나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활용하면 시야 사각지대를 해결하고 충돌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카카오 i 기반의 '음성인식'

마지막으로는 ‘음성인식’을 꼽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이동 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것은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앞을 제대로 보지 않기에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고, 몸을 굽히면서 가속 페달을 밟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 좌측에 위치한 음성 인식 버튼

이때 스티어링 휠 왼쪽에 마련된 ‘음성인식’을 활용하면, 이동 중에도 안전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다. 아울러, 차량 내 공조 기능, 뉴스, 날씨 등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 출시된 차량은 서버 기반 음성인식(카카오 i)을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 AVPS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지하주차장에서는 운전자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이로 인해 일부 초보 운전자는 “자동차가 알아서 하면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히 좁은 주차 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서울’에 거주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자율 발레파킹 시스템(Auto Valet Parking System, 이하 AVPS)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몇 년 전부터 '자율 발레파킹 시스템(Auto Valet Parking System, 이하 AVPS)'이라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80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 Z 작전>에 등장한 ‘키트’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VPS는 자율주행 시대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하차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차에게 주차나 호출을 명령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을 원하는 위치에 다시 주차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


AVPS는 SAE(미국 자동차 기술자 협회) 기준 ‘자율주행 레벨 4’ 이상에 해당하는 고난도 기술로, ‘주차 관리 시스템’, ‘정밀 지도’, ‘텔레매틱스’, ‘고정밀 실내 측위’와 같은 섬세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현재는 실외 주차장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후에는 실내 주차장에서도 가능하도록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가까운 미래에 AVPS가 실제로 적용되면,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옛날이야기가 될 것이다. 각종 첨단 센서와 통신 기술 덕분에 사람보다 주변을 정확히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차로 인한 시간 낭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여러 기능을 소개하긴 했으나, 사실 가장 실질적인 해결책은 ‘서행’이다. 지하주차장 미끄럼 사고는 어디까지나 운전자의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즉,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기능을 너무 맹신하기보단, 운전자 스스로 조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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