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를 구입한 사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옵션이 있다. 바로 ‘디지털 사이드미러(이하 DSM)이다. 기존의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능이기에, 일각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더구나 가격도 130만 원에 달해, 구매하기가 심히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DSM을 구매한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다. 특히, 실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에 대한 궁금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도어 트림 내부에 삽입한 타 브랜드와 달리, 아이오닉 5는 도어 트림 상반부에 걸치듯 배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이번 콘텐츠를 잘 읽어보면, DSM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DSM은 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처리하여 디스플레이에 전달한다. 구조는 크게 ‘FHD 카메라’와 ‘이미지 센서’, ‘SOC(System on Chip)’, ‘OLED 디스플레이’로 나눌 수 있으며, 이 가운데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는 SOC는 DSM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구조만 보면 디지털카메라와 별반 다를 바 없게 느껴지지만, 적용된 기술은 오히려 한 수 위다. 사진을 찍는 용도로 사용되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DSM은 즉각적으로 시야를 확보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즉, 디스플레이로 전달되는 영상의 이질감을 최소화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몇 가지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첨단 기술은 바로 ‘HDR(High Dynamic Range)’이다.
HDR은 최신 디지털카메라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로, 기존 카메라보다 더 넓은 명암 범위를 담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덕분에 운전자는 DSM을 통해, 야간에도 대낮처럼 선명한 후방 시야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DSM은 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였으며, 다중 초점 조절로 불리는 ‘멀티 포커싱’도 갖추었다. 더불어 ‘열선 자동 제어 로직’도 적용해, 우천 시 후방 시야가 제한되는 불편함도 해소하였다.
모니터로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OLED 디스플레이는 사실감이 극대화된 색감과 빠른 응답시간을 자랑하며, 반사와 눈부심이 덜하다. 또한 DSM의 OLED 디스플레이에는 지문 오염을 방지하는 코팅이 적용되어 있어, 이질감을 느낄 겨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아이오닉 5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화했다. 타 브랜드의 DSM과 디스플레이의 위치를 다르게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이오닉 5는 DSM 디스플레이를 도어 트림 상반부에 배치했다. 이는 운전자가 좌우 시야를 확인할 때, 자연스러운 시선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아이오닉 5의 DSM은 도어 트림 내부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타 브랜드의 DSM보다 사용성이 뛰어나다.
DSM은 기존 사이드 미러의 한계를 최소화하였다. 특히, 기존 사이드 미러의 태생적 단점인 ‘사각지대’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였다.
실제로 아이오닉 5에 적용된 DSM의 시야각은 29°로, 18°의 시야각을 가진 기존 사이드 미러보다 11°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아울러 DSM은 기존 사이드 미러 대비 한 사이즈 작게 설계되어 있어, 전측방 시야도 뛰어난 편이다.
게다가 DSM은 뒤따라오는 차량의 하이빔으로 인한 눈부심이 덜하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HDR 기술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밝은 부분은 최대한 명도를 낮춰서 운전자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소위 ‘눈뽕’을 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또한 DSM은 공기 역학적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 일정 이상의 면적을 유지해야 하는 거울과 달리, 카메라는 얼마든지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SM이 적용된 아이오닉 5의 ‘전면부 공기 접촉 면적’은 기존 사이드 미러를 적용한 아이오닉 5보다 약 2.8% 낮게 측정되었다. DSM에 공기 저항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차로 변경 보조선 표시’나 ‘후진 주차 화면 확대’와 같이, 주행과 주차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부가 기능도 매력적이다. 이는 디스플레이라는 이점을 활용한 기능으로, 기존 사이드 미러에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먼저 ‘차로 변경 보조선 표시’는 후측방에 위치한 차량의 거리를 색으로 분류하여 보여주는 기능이다. 붉은색 보조선은 약 3m 이내의 거리를, 오렌지색 보조선은 약 12m 이내의 거리를 의미한다. 차선 변경을 어려워하는 초보 운전자에겐 그야말로 ‘치트키’나 다름없는 기능이다.
또 다른 기능인 ‘후진 주차 화면 확대’는 이름처럼 후진으로 주차할 때 확대된 화면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아울러 차체 폭과 거리를 알려주는 ‘보조선’까지 표시해 주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후진 주차를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가장 큰 단점으로는 ‘가격’이 손꼽힌다.
현재 아이오닉 5는 DSM을 선택 품목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가격은 1,300,000원에 달한다. 교체 비용도 당연히 기존 사이드 미러보다 비싸다. 혹여 사고로 인해 고장이 발생한다면, 여러모로 골치가 아플 수도 있다.
다만, DSM이 고장 났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오닉 5는 DSM 고장을 대비해, ‘블라인드 뷰 모니터’와 같은 대책을 마련해두었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5의 DSM은 공식 인증기관의 가혹한 테스트 조건을 거쳐 비로소 상용화된 제품이기에 쉽게 고장이 나지 않는다.
기존 사이드 미러의 ‘익숙함’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한들, 디스플레이 특유의 위화감은 조금씩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운전 경력이 긴 베테랑 운전자들은 DSM에 적응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DSM은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해 뛰어난 상품성을 갖추었다. 아울러, 기존 사이드 미러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특별한 부가 기능까지 마련했다. 즉, DSM을 단순히 사이드 미러의 대체재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가올 미래 기술을 한 발 빠르게 느껴보고 싶다면, DSM를 선택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잠깐의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면, 기존 사이드 미러보다 편안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