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무상함

by 강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한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리토스는 말한다. “이 세상에서 오직 지속적인 것은 변화뿐”이라고. 우리의 몸은 1초에 380여만 개의 세포를 교체한다고 한다. 몸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 변화는 고정되지 않음을 내포한다. 고정되지 않다는 것은 영원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원하지 않음을 잠시 알아도 금세 잊곤 한다. 언제 그것을 알았냐는 것처럼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예측 불가한 많은 사건들에 영향을 받고 또 그러한 일들이 영원할 것 마냥 애착을 갖곤 한다.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사랑을 하게 되기도 하고 미워하게 되기도 한다. 도무지 통제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다행이라면, 영원하지 않음을 몸소 배울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국 대학원 생활이 마무리에 접어들 때쯤인 2019년 9월. 큰 태풍이 남한에 찾아왔다. 나무조차도 뽑을 강렬한 기세의 태풍이었다. 밖은 어두 캄캄하고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천둥번개도 내리쳤다. 본능적으로 마음 한편이 불안했다. 마음에도 태풍이 불고 있는 듯. 다행이라면,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태풍도 다음 날이 되니 조용해졌다. 태풍조차도 영원하지 않구나. 창창한 햇빛이 강렬히 내리쬔다. 푸르른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닌다. 온 세상을 휩쓸 것만 같았던 태풍도 잠잠해지고야 마는구나. 아니, 사라지고 마는구나.


태풍 타파 (TAPAH)는 그렇게 사라졌다. 여기서도 그리고 거기서도. 하지만, 맑은 날씨도 영원하지 않겠지. 봄날도 지나가는 것처럼.


태풍이 온다 하더라도 걱정할 건 없다.

곧, 맑은 하늘과 태양이 나타날 테니.

창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기뻐할 건 없다.

항상, 좋은 날씨가 유지되진 않으므로.

그러니, 담담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자.

날씨는 항상 변하고,

우리의 걱정과 근심도 평생 지속되진 않으므로.

날씨는 항상 변하고,

우리의 기쁨과 환희도 계속 유지되진 않으므로.

-태풍 타파가 지나간 후


클라도스포리움 (cladosporium ). 흑색 곰팡이류의 이름이다. 체르노빌 원전에서 발견이 된 곰팡이로 체르노빌에서 방출된 방사선을 흡수하여 화학에너지를 변화하는 생물로 진화하였다고 한다. 이 곰팡이는 생명체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예시로 소개가 되곤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지 않을까. 아니, 오히려 그러한 역경을 딛고 일어나 더 강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닐까. 니체식으로 표현하면,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할 뿐"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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