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내는 경우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는 것 같다. 첫 째, 스스로의 의도에 의해서 비우는 것. 무엇인가를 비우겠다고 마음을 먹고 비우는 것이다. 둘째, 본인의 의지 그리고 의도와는 크게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비우게 된 다는 것. 이를 다른 말로 한다면 잃어버림일 것이다. 이 두 방향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비우게 된 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과적으로만 보았을 때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 현상처럼 느껴지곤 한다.
미국 유학이 한창이던 때, 본인의 의사와는 크게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한두 차례 잃어버리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니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글을 적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토요일, 길을 잃어버렸다. 지난 일요일, 안경을 잃어버렸다. 어제는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정신을 잃어버렸다.”
프랙탈 혹 프랙털은 작은 형태가 큰 형태와 비슷한 혹은 동일한 형태의 구조를 일컫는다. 하나의 큰 형태는 수많은 비슷한 혹은 동일한 작은 형태로 구성되는 것. 물론, 프랙털은 공간적 관점을 대변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시공간이라 한 것처럼, 공간이 시간을 그리고 시간이 공간을 대신 설명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적인 관점에서, 잃어버림의 반복은 앞으로 다가 올 큰 잃어버림을 암시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다. 왜 자꾸 잃어버려야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