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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연 Feb 28. 2022

10. 창의성이 요구되는 경기 운영

■ 창의적인 생각과 방법이 필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인플레이션, 미중 패권 전쟁, 자산시장 버블 등 전 세계에 경제 위기 경고음이 동시다발적으로 울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김세직 교수는 지금의 경제 위기가 어떤 정권의 정책이나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모방형 자본주의의 한계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 매년 8% 이상의 성장률 황금기에서는 선진국 기술을 배우는 모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입식 교육이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교육을 받은 노동력이 1990년도부터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에 적응하지 못해서 1990년에서 2010년대까지 장기 성장률이 ‘5년마다 1% 하락’했다는 것이다. 제로성장을 넘어 마이너스 성장 시대의 디스토피아 한국이 올 것이란 음울한 경고에 대비하기 위해 ‘모방형 자본주의’에서 ‘창조형 자본주의’로 전환이 시급하며, 특히 주입식이 아닌 국민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KBS1TV, 30년 성장률 추락의 비밀 2022.1.13.) 


  골프에 있어 최경주 선수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바가 있다. 그는 골프 샷에 대해 조언할 때마다 “제가 말하는 게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라고 전제를 깔고 이야기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나 교육은 처음부터 너무 정답만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을 찾는 과정을 생략한 채 말이죠. 골프 레슨도 그렇습니다. ‘드로를 치려면 말이야, 이렇게 해야 해’라는 식이에요”라고 말했다. 

  또한 최경주재단의 골프 꿈나무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를 느끼도록 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어떤 환경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조선일보 2021.7.20.)

2007. 6. 24. 경북 구미 선산CC, 우측 첫 번째 45인치 드라이버를 가진 필자, 두 번째 분은 이븐파 실력인데  60인치 드라이버를 직접 만들어 창의적인 골프를 친다.


  골프도 나름 창의성 없이는 낮은 스코어를 적어내기가 어렵다. 표준 이론과 정석에 해당하는 스윙 개론이 있지만 자기의 체형과 체력에 맞는 샷을 구사하여야 하므로 개인마다 창의성이 요구된다.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거나 스크린 골프장에서 공을 치면 샷이 일정한데 필드에 나오면 공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가끔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습장과 필드의 차이점에 빨리 적응하는 창의적인 생각이 부족해서이다. 

  스크린 골프장이나 연습장과 필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첫째로 스탠스가 평평한 데가 거의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탁 트인 넓은 시야로 인해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어드레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 퍼팅의 경우, 스크린 골프에서는 그린의 경사나 라이 등과 같은 모든 정보가 정확히 수치로 제공되나 필드에서는 그린의 퍼팅라인을 육안으로 보고 본인의 창의적인 생각을 더하여 퍼팅을 해야 한다. 


 ■ 창의성을 일깨우는 세 가지 구성요소


   사람들의 창의성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연구 중 하나로 ‘창의성의 세 가지 구성요소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개인의 창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기술을 내재하여야 하며, 그리고 내적으로 자신이 하는 과업이나 일에 대해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한다.(T. M. Amabile, Motivating Creativity in Organizations 1997, pp.39-58.) 


  ⑴ 전문성expertise은 모든 창의적 업무에 기본이 된다. 개인의 능력, 지식, 숙달과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때 창의성이 발휘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소프트웨어 디자인 분야에 매우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 골프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어느 정도 터득하는 것이 자기만의 창의적인 노하우를 키우는 것일 수도 있다. 혹시 골프를 친다면서 아직도 골프와 관련된 책이 한 권도 없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읽는 순간 바로 서점으로 뛰어가기를 권한다.


  ⑵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기술skill이다. 이것은 친숙한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연관된 개인의 특성, 유추해낼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부정적 정서보다는 긍정적 정서가 있는 사람이 보다 창의적이다. 떨어지는 사과에서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천재성, 귀의 작용원리를 유추하여 전화기를 만든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의 창의적인 발견은 좋은 사례이다.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골프도 발전이 있다. 가끔 비가 그친 날에 우산을 거꾸로 들고 스윙 연습하는 사람을 길거리에서 볼 수 있다. 모든 생각이 골프에 집중되어 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유레카eureka(알아냈다)’ 하면서 이치를 깨우치게 된다. 


  ⑶ 내재적 과업에 대한 동기부여motivation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매우 흥미를 느끼며 열중할 수 있고 또는 개인적으로 도전적인 분야에서 계속 일하기를 바라는 욕구이다. 이러한 내재적 동기부여가 잠재된 창의성을 실제적인 아이디어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자극하고 이를 공정하게 판단하고 창의적인 업무에 대해 적정한 보상이 따르는 문화가 동기부여를 더욱더 촉진시킬 것이다. 골프를 좀 더 잘 쳐보자는 목표, 친구를 이겨보자는 생각, 내기에서 돈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 등의 동기부여가 창의적인 나만의 샷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생각이 나지 않거나 스윙의 원리를 모르겠으면 코치나 주변에 있는 고수, SNS상으로 전문가에게 질문을 하여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는 “세상의 모든 창조물과 제조물은 대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서 나온 것이다. 대답은 과거에서 나오는 것이고 질문은 미래에 관한 것이다. 대답에 익숙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같은 과거에 빠지고, 질문은 나만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내면적으로 생각을 해야 가능한 것이다. 사회를 이끄는 주도권은 질문하는 사람,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였다.(tvN 아큐정전 해설 202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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