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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연 Feb 09. 2022

경케한 골프 "프롤로그"

  이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대기업에서 35년간 회사인간(會社人間)으로서의 삶을 끝내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여기저기 강의도 다니고, 책과 논문도 쓰고, 가고 싶었던 해외여행도 다니며 나름 재미있는 제2의 인생을 지냈다. 그중에서도 회사를 다닐 때 정말 하고 싶었던 평일 골프도 마음대로 치게 되었다. 

  그러나 2020년 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집합 금지 조치로 인하여 대면으로 진행이 되던 강의도 서서히 출강 요청이 중단되고, 해외여행도 거의 갈 수가 없었다. 모든 모임이나 만남에 제약이 생겨서 개인이 임의로 의지를 가지고 외부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갑자기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뭔가를 하지 않고 홀로 지내는 시간이 이처럼 많다는 것을 처음 겪는 나로서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강의를 위해 책을 읽을 때는 교재 슬라이드도 만들고 퀴즈도 생각해보는 등 목표가 있어서 집중이 되었는데, 혼자서 막연히 책을 읽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목표가 없으니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뭘 할까? 뭘 목표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차에, 영화 ‘자산어보’ TV 재방송에서 나오는 정약전(배우 설경구 분)의 이야기가 귓전에 스쳤다. 

“방안에 책과 먹이 있으면 붓을 잡게 되어있다.”

아하! 바로 이거야. 

“방안에 책과 노트북이 있으면 글을 쓰게 되어있다.”

  3년여 동안 잊고 있었던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담론과 같은 거창한 주제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분야에서 한번 글로 남기고 싶은 내용을 찬찬히 음미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뭔가 머릿속이 정리가 될 것이고 얼마 동안 스스로 목표를 가지고 개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열정이 샘솟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15년 동안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 배우고 느낀 골프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골프 친 시간을 대학에서 학점을 딴 시간으로 계산해보면 박사학위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여겨졌다. 일주일에 한 번 필드에 나가면 라운딩 시간 5시간 내외, 오고 가는 시간, 식사시간 등 총 9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치면, 이는 일주일에 3학점 강의를 3과목 듣는 시간으로 대학교를 4년 만에 충분히 졸업을 하고, 석사 2년과 박사 4년 정도 걸린다고 계산을 하면 총 10년으로 구력 10년 정도의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에 투입한 시간과 맞먹는 수준이다. 


  나는 골프선수나 티칭 자격이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 50대가 될 무렵에 뒤늦게 골프를 배운 전형적인 주말 아마추어 골퍼이다. 그래서 골프 스윙과 관련된 전문적인 골프 이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 골프를 치면서 느껴왔던 생각들을 그동안 회사 경영과 인생을 통해 배운 경험과 살아오면서 얻은 지식에 덧 붙여서 골프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부연설명을 한다.


  첫째, 이 글에 나오는 아마추어, 주말골퍼, 플레이어, 동반자, 고객 등은 유사한 개념이나 문맥 등을 고려하여 적절히 사용하였다.

  둘째, 내용 중에 약간의 견강부회(牽強附會: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적인 비유가 있을 수 있으나 작가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봐주시기를 희망한다.  

  셋째, 내용 전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그동안 골프와 관련하여 필자가 직접 촬영해서 모아놓았던 개인 사진과 자료들을 수록하였으며, 일부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찾은 자료들을 게재하였다.


  매번 글을 쓰고 나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 내용에 있어서는 골프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은 분들이 보면 옳지 않다고 하거나, 독자 각각의 입장에서 필자와 생각을 같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이런저런 보완을 하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기에 이 정도에서 노트북을 닫을까 한다. 

  항상 이야기 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그녀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38년 동안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나의 아내 ‘순득’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2022년 8월,

                                                                                         포레나 광교에서 원천호수를 바라보면서

                                                                                                                                     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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