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순간.
부임.
사적인 사람이
공적 책임을 맡는 순간.
정약용은 그 순간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첫 단추를 끼우는 순간.
AI 기업에게도 그 순간이 온다.
2021년 10월.
한 여성이 증언대에 섰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의 결과를
세상에 폭로하기 위해.
프랜시스 하우겐은
미국 상원 청문회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는 게 신기했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다.
"페이스북은 알고 있었습니다."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알고리즘이 10대 소녀들에게
섭식장애와 자살 충동을 유발한다는 걸."
잠시 멈췄다.
"미얀마에서 페이스북이
로힝야족 학살 선동 콘텐츠를
확산시켰다는 걸."
또 멈췄다.
"그리고 회사는......
이익 때문에 방치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페이스북의 첫 단추.
그 공적 순간은 언제였을까.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말했다.
"백성을 다스리는 자리는
사적인 이익을 구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재물을 탐하여 그 자리를 얻는다면,
그것은 백성을 해치는 것과 같다."
사적인 사람이
공적인 책임을 맡는 순간.
2012년 5월 18일.
페이스북, 나스닥 상장.
바로 그 순간이었다.
사적 기업에서 공공 기업으로.
몇백만 사용자에서 수억 명으로.
페이스북이 공적 책임을 맡는 순간.
하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압박했다.
"수익을 올려라."
공적 순간.
페이스북은 선택했다.
사용자 안전보다 광고 수익.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그 후로도.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다.
수년간 쌓인 내부 보고서들.
"알고리즘이 10대에게 해롭다."
페이스북은 알았다.
하지만 바꾸지 않았다.
왜?
광고 수익이 줄까 봐.
정약용이 경고했던 것.
"재물을 탐하여 그 자리를 얻는다면,
그것은 백성을 해치는 것과 같다."
200년 전 경고.
2012년 상장.
수년간 방치.
2021년 폭로.
정약용의 질문이다.
당신의 AI 스타트업이
시리즈 A를 받았다.
사용자가 100만 명이 됐다.
투자자가 "성장"을 요구한다.
공적 책임이 시작되는 순간.
사용자를 위해?
아니면 다음 펀딩을 위해?
실학자 정약용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공적 책임을 맡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창업자가 아니다.
목민관이다."
[내일 계속]
다음 편: 목민관인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