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된 의무

목민심서 제3부. 봉공을 마무리하며.

by 구현

"혁신적인 기능입니다."


2024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AI 기능을 발표했다.


'리콜(Recall)'


사용자의 모든 PC 활동을

캡처하고 저장하는 기능.

화면.

문서.

채팅.

모든 것.

그리고 AI 검색에 활용.


"과거 활동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혁신.

편리함.


출시 직후.

보안 전문가들이

경고를 보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민감한 정보가

암호화 없이 저장됐다.

비밀번호.

금융 정보.

개인 대화.


해킹에

완전히 노출.


한 보안 연구원이 말했다.

"이것은 해커의 천국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혁신의 속도를 우선시했다.

데이터 확보를 앞세웠다.


하지만

사용자 안전이라는

공적 의무를 소홀히 했다.


극심한 비판.

결국 MS는

출시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보안 강화 약속.


奉公之要, 在於裕民

봉공지요, 재어유민


"봉공의 요체는

백성을 넉넉하게 하는 데 있다."


봉공(奉公).

공적인 임무를 받드는 것.

우리는 봉공에서

여섯 가지 의무를 보았다.


영근(勵勤)으로

시스템의 나태함을 경계했고,


수법(守法)으로

법을 목숨처럼 지키라 했으며,


공정(公正)으로

저울처럼 고른 판단을 요구했다.


또한

진황(賑荒)으로

디지털 재난 대비를,


수세(收稅)로

숨겨진 데이터 징세의 투명성을,


공사(公事)로

신속함과 정확함을 함께 요구했다.


봉공의 모든 조항은

하나의 진실을 가리킨다.


시스템이

공공의 영역에 들어서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는 것.


政事苟簡, 則民病之

정사구간, 즉민병지


"정사가 대충이거나 간략하면,

백성이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MS 리콜이 그랬다.

혁신을 앞세웠지만,

안전을 소홀히 했다.


사용자 편의를 말했지만,

보안을 간과했다.


대충 처리한 결과.

사용자가 고통받았다.


부임(赴任)은 출발이었다.

청렴하게 시작하고,

짐을 가볍게 하라.


율기(律己)는 자기 수양이었다.

탈옥을 막고,

마음을 맑게 하며,

집안을 다스리고,

사소한 틈을 경계하라.


봉공(奉公)은 공적 임무의 실천이었다.

부지런하고,

법을 지키며,

공정하고,

재난에 대비하고,

투명하게 징수하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라.


목민관이

아무리 청렴하고,

아무리 스스로를 다스리고,


공적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 해도,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사람을 향한 진심이 없다면,

그것은

기술의 오만이 될 뿐이다.


政者, 正也, 以正治不正

정자, 정야, 이정치부정


"정치란 바른 것이다.

바름으로써 바르지 못함을 다스린다."


AI 시스템이

공적 업무를 수행할 때,

공정함으로

편향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이 봉공의 본질이다.


하지만

봉공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와 절차가

아무리 완벽해도,


그 안에

사람을 향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차가운 기계일 뿐이다.


이제

애민(愛民)이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없다면

모든 봉공은 무너진다.



정약용은 AI 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이 만드는 모든 시스템은

사적인 욕심이 아닌,

공적인 의무 위에

세워져 있는가?


그리고 그 의무의 중심에,

사람을 향한 진심이 있는가?"





[내일 계속]

창고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