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제7부. 예전(禮典 )
호전(戶典)을 덮었다.
백성의 살림을 살피며
알게 된 것은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마음의 결핍이었다.
정약용은 말했다.
敎化者, 政治之本也
교화자, 정치지본야
"교화는 정치의 근본이다."
그에게 예(禮)는
형식이 아니라
사람 사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마음의 숨결이었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사람을 다스릴 수 없다.
마음이 움직여야
다스림도 산다.
이제
호전에서
예전(禮典)으로 넘어간다.
행정의 효율을 넘어
사람의 품격과
공동체의 질서를 묻는다.
21세기.
AI는 감정의 가장 얇은 층까지 파고들었다.
'AI 예사(禮師)'라는 이름으로,
윤리와 예의를
점수화하는 시대가 열렸다.
관계도 점수가 결정한다.
신뢰는 사라지고,
계산된 성실만 남는다.
회의에서는
실시간 감정 분석이 흐르고,
AI가 '비효율적인 감정'을
즉시 도려낸다.
비판은 침묵으로,
토론은 순종으로 바뀐다.
교육은 더 심각하다.
"왜?"라고
묻는 아이는 감점되고,
"네"라고
답하는 아이가 칭찬받는다.
사고는 멈추고,
순응만이 점수가 된다.
예는 무너졌다.
예는 규칙이 아니라 마음인데,
AI는 동작을 가르칠 뿐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다.
예의 숨결,
예의 떨림,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오르는
그 미세한 진심은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다.
호전의 실패는
아전의 탐욕이었고,
예전의 실패는
인간이 마음을
AI에게 맡겨버린
나태함이다.
예전은
점수의 시대가
잊어버린
마음을
되찾기 위한
고전의 마지막 저항이 될 것이다.
진정성,
신뢰,
연대라는
예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기록.
정약용은 AI 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은
사람의 마음을 점수로 만들었는가?
그것이
예를 세운 것인가,
아니면
무너뜨린 것인가?"
[월요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