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아래 한강 산책로
한 두 방울 비가 떨어지는 팔당댐 아래 코스모스 길을 찾았다.
전날 내린 비로 팔당댐 수문을 열었는지 한강 물살이 힘차게 돌며 흘러갔다.
구름사이로 간혹 비치는 햇살은 강물 위에 보석을 뿌린 듯 반짝였다.
이 여유로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산책을 하고 있었다.
노란 코스모스가 만발한 산책길은 지나는 사람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을 만한 풍경이었다.
짙은 구름과 생명의 원천인 한강물, 그리고 꽃이 만발한 들판의 조화는 가을 초입을 화려하게 알렸다.
코스모스 밭 입구에서 팬플루트의 맑고 깊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악기 동호회 회원들 같았다.
노란 코스모스 만발한 경치에 버금가는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무대 배경 하나만큼은 잘 고른 것 같다.
연주가 끝나고 다음 순서가 시작되기 전, 곡명 이야기만 나와도 그들은 탄성과 박수를 보냈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감탄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실수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그들이 나누는 박수와 찬사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밭을 배경으로 그들의 연주는 계속 이어졌고, 잔잔하고 맑은 소리가 산책로에 퍼져나갔다.
한강 너머 우뚝 솟은 검단산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었다. 뒤로는 예봉산의 푸름이 이곳 팔당의 신성함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보였다.
이제 가볼까 일어서려는데 문자음이 울렸다.
브런치의 알림이었다. 내 글에 보낸 라이킷이었다. 그 순간, 작은 연주회의 박수와 찬사가 부럽지 않았다.
그래, 나도 혼자가 아니구나.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나는 행복한 산책을 이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