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가장 아름다운 소리

미음나루, 산책이야기

by 구현

구름 사이로 간혹 햇살이 비치는 날, 왕숙천과 한강이 서로를 만나 하나의 물길을 이루는 미음나루길을 찾았다.


서울과 하남, 구리와 남양주가 한강을 통해 하나가 되는 교차로 같은 곳이다.

이 일대의 한강이 워낙 넓고 잔잔하여 호수처럼 아름답다 하여 '미호(渼湖) 나루'라 불렸고, 세월이 지나 미음나루가 되었다.

그 이름처럼 풍광은 여전히 아름답다.


길게 뻗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는 강물의 흐름만큼이나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강물 너머로는 짙푸른 산자락과 함께, 멀리 도시의 건물들이 아스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천천히 걷다 보니 미음나루 초입에 밀집한 고급스러운 식당과 카페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내와 함께 경치 좋은 카페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 주머니의 무게가 다시금 느껴진다.

그래, 그 무게도 인생의 한 마디가 분명하다.

시원한 한강을 보는 것은 거저니까, 마음껏 본다.


그래도 괜찮다.

땀 흘려 걷는 이 호흡이 지금 더 절실하니까.


평일 오후인데도 산책로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사람, 땀 흘려 달리는 사람, 유모차를 끌고 천천히 걷는 젊은 부부. 강아지를 뒤따르는 중년부부.

그들 각각의 걸음이 호수 같은 한강과 어울려져 한 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카페의 향긋한 향기와 감미로운 음악이 다 담지 못한 것들을, 강바람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걷는 길.

잠시 멈춰 강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왔다.


"구반장님, 내일 하루치 일이 있는데 나올 수 있죠?"


일주일 만에 온 일 연락이었다.

비록 하루치 일이지만, 기다림 끝에 찾아온 소식은 그저 일감을 넘어선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도 한참 강물만 바라보았다.

돌아가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마음이 가벼워져서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생각이 들었다.

하루치 일이 끝나면 또 언제 다음 일이 올까.

이 소리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강이 흐르듯 계속 흘러갈 수 있을까.


미음나루의 아름다운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속에서 지어진 이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카페의 음악이, 또 누군가에게는 일 연락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자식들의 웃음소리가 그 아름다움이 되는 것처럼.

내 삶의 아름다운 소리는 무엇일까.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아무거나 하지 말고."

"된장찌개."


우리는 집으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