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 다산길 산책이야기
산책길에서 보이는 팔당댐의 거대한 실체에 숨이 막혔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이보다 완벽한 방파제가 있을까.
콘크리트 시설물이 아니라, 생명의 경계처럼 보였다.
맑은 물을 지키는 대가로 이 고요한 길이 만들어졌다.
상수도 보호구역.
그 엄격한 규율 덕분에 이 푸른 길이 남았다.
나는 이 길을 느린 걸음으로 누린다.
청년 정약용이 출세를 위해 한양으로 가는 길이었고,
18년 유배길에서 돌아왔을 이 길.
이 푸른 산과 강을 보며,
정약용 선생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한때 춘천으로 철길이 있었기에
수많은 낭만의 추억이 지나쳤을
이 길을
나는 천천히 걸었다.
고장난 무릎이 신호를 보내도,
이 끝없는 길은 여전히 푸르렀다.
나는 걸으며 본다.
이 푸르고 아름다운 호수가 우리 마실 물을 지키고,
친환경 전기까지 만들어내는 것을.
우리는 때때로 절대적인 존재의 가치를 잊는다.
팔당댐은 덩치만 큰 구조물이 아니다.
쉬지 않고 일한다.
묵묵히 제 몫을 한다.
우리의 영원한 일꾼이다.
마재를 향하는 길.
정약용 선생의 고향으로 가는 길.
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그 역시 평생, 백성을 향한
일꾼이었기 때문이다.
숨이 차도, 상쾌하다.
요즘 나는 그에게 푹 빠져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