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번째 글.

2024/4/27(SAT)

후아.. 오늘도 다 끝났다~~ 너희들은 오늘 하루 잘 보냈어? 나는 오늘 그리 바쁘지는 않았는데 그냥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조금 정신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공군에서 1년마다 비행단에서 하는 행사인 스페이스 첼린지를 하는 날이어서 민간인들도 들어오고 그랬단다. 우리가 한국에 있다면 너희들과 한번쯤 보러 가봐야겠다ㅎㅎ



오늘


아침부터 5:50분에 점호를 했어. 행사가 있는 날이다보니까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한 것 같아. 그렇게 준비를 다 마치고 나의 임무는 대기를 하다가 민간인들이 들어오면 행사장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이었단다. 민간인이라 하니까 웃기지..ㅎ 나도 군대화가 되버렸나봐.. 일반 사람들이라고 하자.


그렇게 행사장으로 안내해주고 또 안내해오고 하는 일을 하루에 4번정도? 한 것 같아. 크게 많은 일은 없었지. 중간중간 쉬는 타임에는 독서를 하고 아티클을 읽었단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보낸 것 같아.


아티클은 읽다가 지쳐서 아무리 봐도 내가 이 많은 아티클들을 다 읽지는 못할 것 같아서 조금 더 지웠어.. 근데도 뭔가 조금 아쉽긴 해.. 그 지운 정보들 중에 귀한 정보가 있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계속 쌓여만 가는데 언제까지나 계속 뒤쳐질수는 없으니까.


오늘 뉴스를 보다가 종이신문을 다시 읽을까 생각하기도 했어. 내가 뉴스를 여기저기에서 보는데 자꾸만 쓸데없는 뉴스에 가서 보고 정작 중요한 것은 잘 읽지 못하는 것 같았어. 그래서 아마 종이 e 신문을 다시 구독할 것 같아. 전에는 매일 아침에 종이신문을 읽는 것이 하나의 루틴이었는데 군대에 들어오고서부터는 인터넷으로 보고 있거든. 근데 확실히 종이신문이 여러가지 생각들이 구분없이 모여있는 것 같아. 너희들에게는 먼저 종이로 신문을 접하게 해주고 싶어. 읽기도 더 좋지만, 내용들도 인터넷보다 여러 내용들을 접할 수 있게 되거든.



느낀 점


오늘은 너희들에게 인간관계에서 느낀 점에 대해 적어볼께. 아까는 그런 일이 있었어. 상황은 이랬어. 군대 동기가 오늘 나에 비해 일을 더 많이 하게 된거야. 날씨도 더운데 밖에서 많이 힘들었겠지.. 나도 물론 일을 하기는 했어. 근데 오늘 저녁에 추가 지원이 나왔다고 나한테 그걸 가달라고 하더라고.. 나는 오늘 업무가 다 끝나서 이제 운동도 하고 그러려고 했었거든. 근데 내가 하지도 않아도 될 일을 자기가 조금 더 힘들었다고 부탁하는게 조금 마음에 불편했어. 그것도 잘 부탁하면 괜찮았을텐데, 너희는 일 안했으니까 조금 해주라~ 이렇게 말해서 내 입장에서는 별로였어.. 우린 아예 하지도 않아도 될 일인데 해주는거면 정중히 부탁을 하는 것이 맞잖아.


여기서 이 문제를 두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첫째는 무조건적으로 내가 이해해주는거야. ‘그래, 아깐 내가 미안했어, 많이 힘들었을텐데 당연히 내가 가줘야하는데 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두번째는 ‘아까 그렇게 말해서 조금 그랬어.. 우리가 일을 안 한 것도 아닌데. 다음부터는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해주면 좋겠다. 고생많았어, 일은 내가 다녀올께’ 처럼 말하고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보는거지.


여기서 나는 두번째 관점으로 이 일을 해결하기로 했어. 아마 평상시의 나였다면, 첫번째처럼 그저 인정하고 마음은 불편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갔을거야. 하지만 그렇게 했다면, 내 안에 그런 감정이 쌓여서 더 안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 요즘 내가 가끔씩 조금 욱 할때가 있어서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꼭 조금씩 모였던 감정들이 갑자기 터지는 것 같더라고..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감정이 들때 그 즉시 내 솔직한 마음을 힘들더라도 말해야겠다고 다짐했어.


그래서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내가 동기에게 말했단다. 다정히 말했어. 나에게는 이러이러하게 들렸다, 다음부터는 조금 조심해주면 좋겠다, 라고. 그러자 동기도 그렇게 이야기해서 미안하다고 자신이 그런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해주면서 서로 이야기로 잘 해결했단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마음이 참 편했어. 말을 하고 나니까 오히려 일을 더 즐기면서 갈 수 있는 것 같더라. 동기도 밉게 안 보이고. 전에는 마음에 괜히 담아두고 삭히면서 볼때마다 밉게 보였었거든.. 하지만 이제는 내 입장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된거지. 사실 이런 것이 피드백이지 않을까 생각해. 그런 말이 있잖아. 어느누구와 좋게만 지내려는 이는 일이 잘 풀릴때만 아첨하고, 진정한 친구는 들어야 할 말을 과감히 해준다고. 어쩌면 동기에게 있어서는 내가 용기를 내서 말을 해줌으로 나중에 더 크게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줄 일을 피한 것일수도 있으니까.


그러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냥 내가 조금 참을 걸.. 싶기도 한 마음이 있긴 해. 너무 마음이 좁았던 것은 아닌가 하면서. 흔히 대장부가 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군주론>을 읽어서인지, 세상을 살면서 언제나 대장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대장부라는 것이 옳지 않은 일에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오히려 올바른 것에 말을 정확히 해주는 것이 대장부이지 않을까?




오늘은 너희들에게 내가 인간관계에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해봤어. 어때? 너희들도 이랬던 적이 있었니?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꼭 있을 일이라고 생각해. 다양한 사람들과 살다보니, 서로 안 맞는 부분들도 있는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겠지. 하지만 그럴때마다 우리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를 위하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가 다듬어져 가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처음엔 모나지만, 점차 다듬어지고자 하면 된다고 생각해. 우리들도 서로 피드백해주고 서로의 피드백을 마음깊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보자.


오늘도 많이 사랑한다:)



안녕.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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