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THU)
얘들아 오늘은 조금 특이한 곳에서 너희와 만나네ㅎㅎ 지금은 헨드폰을 받고 식당에 와서 저녁을 먹는 중이야. 오늘은 불고기와 방울토마토가 나왔어:) 군대에서 신선한 야채가 나올땐 행복하단다. 거의 대부분 식사에서는 고기나 육류가 나오거든.
아침에는 새벽 근무가 있어서 3시쯔음에 일어났단다. 근무를 가서 원래하던대로 일기를 쓰고 성경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어찌나 피곤한지.. 그만 그대로 의자에 꼿꼿히 앉아서 잠에 들어버렸단다..ㅎ 한시간 조금 넘게 앉아서 잤는데도 아주 푹 잔 것 같아..:) 문제는 돌아와서도 아주 잘 자버렸다는거야. 아침도 안 먹고 무려 점심때까지 자버렸단다..ㅋ 다행히 일어나기는 해서 점심은 먹을 수 있었단다.
원래 같았으면 나태했던 나에게 꾸중을 줬을텐데 오늘은 그러지 않기로 했어. 지금껏 많이 피곤했구나, 하면서 내 자신을 토닥여주기로 했단다. 오히려 잘 잤으니 오후에는 더 집중을 잘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 매일 열심히 노력하는 내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는 시간으로 잘 보낸 것 같아. 또 잘 자니까 아주 상쾌하고 기분도 좋아서 가끔씩은 긴 잠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 오늘은 9시간 정도 잔 것 같단다:)
오후에는 읽던 책인 다이슨의 전기를 거의 다 읽었단다. 물론 책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지만 오늘은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 시작한 대화에 대해 너희와 말하고 싶어.. 슬픈 이야기라서 마음이 많이 아팠단다..ㅜㅜ
다이슨의 전기를 거의 다 읽어갈 무렵 저번주만해도 같이 1층에서 생활하던 한 후임분이 내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혹시 이야기를 할 수 있냐고 물어봐서 여러 이야기를 했단다.
내 동기의 동생인 친구였는데 요즘 맞선임 때문에 너무 많이 힘들어서 나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거였어.. 맞선임이 너무 못살게 굴고 힘들게 해서 울기까지 하더라고…ㅜㅜㅜ 너무 마음이 아팠어.. 얼마나 힘들면 울기까지 할까..
내가 너무 당황했던 것은 그 괴롭히는 맞선임 친구가 다른 선임들한테는 너무 잘한다는 거였어. 나에게도 참 잘해서 그런 생각은 해보지를 않았단다.. 그런데 오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니까 문제가 많이 심했더라고. 진짜 말 그대로 듣기만 하던 꼽창같은 사람이었던 거야..
나에게 잘했던 것은 그저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한테는 강한 태도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됬어.. 참 나쁜 태도란다. 너희들도 꼭 이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나도 가끔씩 이런 태도가 나올때마다 나에게 되뇌이는 말이 있어.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들 한명 한명은 온 우주에서 단 한 사람밖에 없는 귀한 사람이다’ 너희에게도 만약 이러한 태도가 나올때면, 이 문장을 생각해보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옳고 그른것에 대해서는 말하되, 감정을 이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나와 대화한 친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던 시간이었어. 과거에 나도 그런 부분이 있었지는 않았나 곰곰히 생각해봤단다. 내가 지적했던 후임분들도 생각나고 감정이입이 됬었던 것들도 기억나더라고.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감정이라는 것은 정말 잘 다루어야 하는 도구라고 생각해. 나쁜 이유로 도구를 쓰면 안되듯이 감정도 꼭 선한 의도로 사용해야겠다고 느꼈어. 감정이 이입되면 먼저 색안경을 끼고 그 상황을 보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언제나 어떤 행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배우게 됬어. 그렇게 한다면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고 올바른 피드백을 할 수 있게 되겠지?
또 느꼈던 것은 그 맞선임 친구가 남에 대해서 그렇게 뒷담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 참 사람의 입은 무서운 것 같아.. 다시금 내 자신의 입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어. 반드시 그 누구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될 때는 (최대한이면 누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아) 그 상대가 내 앞에 있다고 가정하고 하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절대로 욕설은 하지 않아야 해..ㅜㅜ 그 어느때도 욕을 하는 것은 좋을 것이 없단다. 욕을 하는 사람은 힘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욕 이라는 저속한 수단을 통해서 자신을 강하게 보이려고 하는거란다. 요즘 동기들끼리 조금 거칠게 말했던 적이 있는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됬어..
요약하자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됬단다. 후임 친구의 고통과 눈물을 보면서, 내 자신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나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 누군가에게 말하지는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나 혼자서 조금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부족했던 내 자신의 모습들도 생각이 났단다. 물론 후임분들께 아무 신경을 안 쓰기는 했지만 그 무관심이 이런 아픔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군대를 들어온 이후로 내가 너무 비관적이거나 이기적인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 내 본질이 조금씩 희석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언어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에서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인간이 되어야 한다.” 라는 조언이 생각났어. 다시금 나라는 사람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들에 대해 재정립하게 된 것 같아. 결국 그것들이 ‘나’ 를 만들테니까.
오늘은 마음이 많이 아프단다.. 한 사람이 큰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많이 슬프다… 그것도 기댈대도 없는 군대에서 말이야.. 내 자신도 살아가면서 그 누구에게도 이런 상처를 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또 어떤 사람을 볼 때, 그저 보이는 그 모습만으로 판단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단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이 세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단다. 나쁜 사람들도 있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도 있지. 그들은 우리가 바꿀 수 없지만 우리 자신은 바꿀 수 있단다. 우리, 사는동안 꼭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는 사람들이 되자.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는 말자.
오늘도 너희들을 많이 사랑한다.
안녕.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