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이훠이 저리가 코로나19
잘 지내고 계셨나요?
브런치에서 글을 안 올리니 계정을 삭제하겠습니다라고 통보해도 항변할 수 없는 게으른 계정주입니다. 반년 가까이 브런치 접속을 아예 하질 않았더라고요(머쓱)
살 기 겁나 바빴다고 핑계를 대봅니다…
물론 사실이구요. 코로나19가 저와 저희 가족에게 미친 여러 영향 가운데 몇 가지를 잘 차단하고, 일상을 영위하느라 꽤나 진땀을 쏟았습니다. 이와 관련한 글은 차차 올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계정명바꾸고 싶은데 보건소 전화가 저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이니 걍 가도록.)
아무튼.
백신 1차 접종자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이라고 하죠? 이분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셨던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통계는 질병청이 내겠지만요. 저는 그 사례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이 글을 적고자 합니다.
왜 백신을 굳이 서둘러 맞으려 했는지? (저는 30대..)
코로나19 경험이 있는데 백신맞으니 어땠는지?
이렇게 주로 궁금하실 거 같은데요. 하나하나 적어보지요. 우선 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백신몬고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어서였어요. 밀접접촉자면 어떡하지? 나 때문에 가족이 아프면? 회식도 잦고 사람들도 자주 만나는데 최소 자가격리인데 또? …
모르고 할 때는 그냥 닥치니 한다고 하죠. 애도 첫 애 낳을때 걍 가서 울면서 낳는 거처럼. 근데 한 번 해보고 나니까 도저히 더는 못하겠고, 코로나19 너무 지긋지긋해서 그럼 현대의학이 선사하는 최선의 예방책을 꼭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서 백신 위험 어쩌고 해도 저는 백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래서 잔여백신 접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광클릭의 결과는
다행히 하늘(?)은 응답했고 전 5월말에 맞았습니다. 아스트로제네카 일명 아재백신으로요. 난 한번 거쳐간 사람이니 하나도 안 아플 거란 확신과 함께…하하하
전 노인 대상으로 주로 영업하는 재활의학과를 갔는데 말이죠. 그래서였는지 간호사 분이 접종 전 문진표를 크게 읽으시고 답변도 본인이 펜으로 적어주시는 바람에 제가 확진자임이 주변 대기자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해프닝을 빼면 크게 별다를 것 없는 접종이었습니다.(나만 쪽팔리지.나만ㅋㅋ)
접종을 마치자마자 좀 대기하래서 기다리고.. 근데 팔이 묵직하고 뻐근한거 있죠 약이 들어가자마자. 쎄한 느낌…
1시간 뒤부터 저는 물에 젖은 솜 처럼 널부러지기 시작합니다 (이거 몇달 전에 많이 해본 거다?) 3시간 뒤에는 전날 숙면했지만 침을 질질 흘리며 잡니다. 6시간 후 오한을 느끼고 체온계를 젰더니 38도가 넘네요?????? 왓 더.. 나 코로나 앓았었다고!!!!! 근데 왜!!!!!! 또 아파!!!!!!!!!!!!
좌 절… 나는 괜찮을 거란 확인되지 않은 믿음은 산산조각. 꼬박 26시간을 앓았고 다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왔습니다. 무기력함, 오한, 발열 등은 거의 코로나19 확진때와 비슷하거나 약간 덜한 수준이었고요. 대신 두통은 없었어요. 확진때는 두통이 아주 심각했고 기침과 피가래 등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근처 사는 친구가(이 친구도 백신 접종하고 비슷하게 앓았던..) 뭐라도 챙겨먹으라고 메론 이쁘게 깎아서 집 앞에 걸어주고 ㅠㅠ 같이 맞은 남편이 저보단 증상이 덜해서 어찌저찌 백신접종 후 이틀을 보냈습니다.
저의 케이스를 일반화 하기 어렵지만, 백신접종 후 증상은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며 사람에 따라 증상 유무나 정도는 차이가 있다는 점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또한 확진받았던 사람도 접종 후에 또다시(!) 아플 수 있으니 예방접종 계획을 잡으신 분들은 이틀 정도는 비워두십시오. 안 아플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그리고 감염내과 전문의 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면역력이 좋아서 접종 후 반응이 세다,라고 단순히 말할 수는 없고 접종 후 반응 정도에 따라 항체 형성유무를 판단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뭔가 억울함 ㅠㅠ 아프기만 하고 뭥미..면역력이라도 좋다고 말해달라)
그럼 오늘도 코로나19 없는 세상을 꿈꾸며.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