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작은 나를 아는 것부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불평했다.

by 글 쓰는 히지니


어제, 같은 동네 사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예전의 내 모습을 봤다. 혼자 끙끙대고, 표현하지 못하고, 괜찮은 척만 하던 나.


답답했다. 바뀌고 싶었다. 강의, 강연 들으러 찾아다니기도 했다. 상담도 받았다. 그때뿐이었다. 평생 이 상태로는 안된다. 스스로 만든 지옥을 없애야 했다.


나는 내가 싫어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이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대물림은 막아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처음에는 마구 털어놨다. 그러다 보기 싫은 나와 마주했다. 글을 쓰면서 하나씩 풀려가는 경험을 해보니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5년째 공부 중이다.




공부는 끝이 없다. 언제까지만 해야겠다. 다짐했다면 지금까지 해오지 못했을 것 같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매일 다른 나를 만난다. 어제 나눈 대화가 과거의 나를 다시 보게 했다.


육아가 계기였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욱하는 내가 당황스러웠다. 잘 먹지 않는 윤이를 위해 어려가지 도전했다. 요리 못하지만 아이에게는 잘 먹이고 싶었다. 블로그를 참고해서 크림 리소토를 만들었다. 여러 채소를 넣어 주먹밥도 만들어봤다. 먹기 싫다며 우는 윤이를 보며 화를 냈다. 엄마가 얼마나 애를 썼는데 안 먹어! 말도 못 하는 윤이. 눈물범벅이 되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 방향이 엇나갔었다. 결국 나를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육아는 나를 알아가는 기회였다. 아이를 키운 덕분에 나를 다시 키우고 있다.


결혼과 육아. 나를 괴롭힌다고 탓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아직도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거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 달라진 건 나의 시선이었다. 남을 탓하는 순간 나는 피해자가 된다. 주체적인 삶이 아닌 끌려다니는 인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불평했다. 우는 아이를 막을 수 없고,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이지도 못한다. 일기 쓰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쓰게 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찾아보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아침 기상 시간, 운동하러 가는 시간.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무언가를 배울 수도 있다.


삶이 고통이 아니라 나를 키워가는 변화의 계기로 만들었다. 내가 겪는 모든 일이 감사하다. 좋은 일은 더없이 기쁘고, 나쁜 일에서도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이다. 도를 닦은 사람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현재에 머무르면 마음이 편하다.

안락한 집도 있고,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오고, 화장실도 두 개.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며 산다. 이렇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

누군가는 나에게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 물질적으로는 달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달라졌다. 예전보다는 화가 줄었다. 웃음을 되찾았다. 좋은 면을 보려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지금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알아가면서 마음의 자유를 찾아가고 있다.




혹시 스스로 만든 울타리에 갇혀 있다면, 그 열쇠도 내가 쥐고 있다. 누구도 대신 열어줄 수는 없다. 나만이 열고 나올 수 있으니 꼭 나올 수 있다고 전하고 싶다. 그 과정이 힘들수록 기쁨은 더 클 거라 이겨 내리고.



아이를 돌보는 시간은 언젠가 끝이 난다. 하지만 나를 알아가는 여정은 평생 지속된다. 그 여정이야말로, 내 삶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인생은 평온한 날만 있지 않다. 날마다 새로운 일이 생긴다. 우울한 날, 그럼에도 다시 살아갈 힘을 내 안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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