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 나오코 글/ 와다 마코토 그림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구도 나오코 글/와다 마코토 그림/ 위즈덤하우스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움 표범>>은 그림책의 고전입니다.
밀림에 표범 한 마리가 살았어요. 표범은 반짝반짝 반들거리는 얼룩점이 자랑스러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는데 얼룩점이 사라진 거예요! 남은 건 딱 세 개. 깜짝 놀란 표범은 사라진 점들을 찾아 나섰어요.
표범은 강에서 느릿느릿 헤엄치는 악어를 만났어요. 악어는 얼룩점을 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주머니 하면 좋겠다고 얼룩점 한 개만 달라고 했어요. 표범은 얼룩점 한 개를 나눠줬어요. 개구리에게도 물어봤지만 개구리도 낮잠이불 하고 싶다며 얼룩점을 달라고 했어요. 표범은 할 수없이 얼룩점을 또 나눠줬어요. 이제 남은 점은 달랑 하나뿐이었어요. 표범은 힘을 내서 다시 얼룩점을 찾아 나섰어요. 나무 위에서 개코원숭이가 끽끽 깍깍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개코원숭이에게 물어보니, 얼룩점을 보여 달라고 했어요. 얼룩점을 본 개코원숭이가 넥타이하게 달라는 거예요. 표범은 마지막 남은 거라 선뜻 내줄 수 없었어요. 그런데 개코원숭이가 얼룩점을 휙 낚아채더니, 얼른 목에 다는 거예요. 표범은 얼룩점이 다 사라져서 울상이 되었어요. 미안해진 개코원숭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얼룩점 본 일을 떠올렸어요.
“오늘 아침에 얼룩점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걸 봤어. 팔랑팔랑 꼭 나비 같았어.”
표범은 얼룩점이 자랑스러웠지만 얼룩점들은 나비가 되고 싶었구나 생각하니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그 모습을 본 개코원숭이도 어쩔 줄 몰라 했어요. 그러면서 표범에게 이야기해 주었어요.
"얼룩점이 나비가 되고 싶다면, 나비도 얼룩점이 되고 싶을 수 있잖아."
표범은 신이 나서 나비를 찾아 나섰어요. 들판에는 나비들로 가득했어요. 표범은 조심스레 물었어요.
"얘들아, 내 얼룩점이 되어 줄래?”
나비들이 나풀나풀 다가와 표범의 몸에 내려앉았어요. 나비들은 표범의 등이 푹신푹신하고, 꼬리는 그네 같고 이마는 미끄럼틀이라고 좋아했어요. 알록달록한 얼룩점이 생겨나면서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이 되었답니다.
<<걷는 듯 천천히>> 에세이집에서 요시노 히로시 씨의 <생명은>이라는 시를 본 적이 있어요.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 완결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이런 구절로 시작하는 시는, 다음과 같이 끝나요.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그것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채운다.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노력으로 메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혼자만의 힘으로 결점을 다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해냈다 하더라고 그것이 정말 아름다운 일일까요. 얼룩이 없는 표범이라니 표범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이겠어요. 하지만 스스로 애를 써서 억지 무늬를 그리지 않았어요. 조용히 나비들에게 다가가 요청했어요. 나의 얼룩점이 되어주겠느냐고.
약점이 없다면 연대도 필요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하는 약함, 그것은 강함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약함을 주시고 공동체를 주신 게 아닐까요. 이겨내려고 이를 악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지해서 약점을 채워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