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프로그래머, 개발자들의 일자리
정말 요즘 AI가 핫한 트렌드인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머인 제가 봐도 정말 놀란만한 발전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나 저의 주변 지인들과 얘기하다 보면 일자리에 대한 주제가 많이 나옵니다.
꼭 AI때문만이 아니라 원래 40대 넘어가고 부터는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그런 걱정들을 하곤 하죠.
때마침 AI가 붐을 일으켜서 더 가속화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AI가 없었을 때도 항상 늘 있었던 것 같습니다.
AI가 프로그래머, 개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거라는 예측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AI를 쓰면 두사람이 할 일을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겨나니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이해는 갑니다.
저렇게 혼자서 여러사람의 몫을 하고 있다면 정말 최신 도구를 잘 쓰고 유능한 사람인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다 저렇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단순 작업 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어쩔때는 고양이 손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할 때가 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다 보면 별의별 이슈들이 다 터집니다.
신규 개발에 바쁜데 이런저런 이슈까지 한 사람이 다 보려면 둘 중 하나는 지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좀 한가한 사람한테 이슈를 던져주거나, 이전에 봤던 사람한테 주거나 하죠.
그 사람이 AI를 써서 이슈를 빨리 해결한다면 업무 능력이 좋은거고,
혼자서 삽질하다거 며칠 보낸다면 상대적으로 업무 능력이 낮은거겠죠.
중요한건 누가 그 이슈를 가져갈거냐 입니다.
아무리 AI를 잘 쓰고 두 사람 몫을 혼자서 해낸다고 해도 현재 신규 기능 개발로 바쁜와중이라면 다른걸 볼 틈이 없습니다.
이럴때는 정말 단순 코더처럼 일해왔던 사람이라도 꼭 필요한 순간입니다.
누군가는 이슈를 보고 데이터를 모으고, 오류 로그 파일을 가져와서 분석하고 팀에 공유해야하죠.
코드를 보고 수정 방향도 생각해야 하고, 어떤 사이드이펙트가 생길지 파악해서 논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한다면 좋은 것이고, 그렇게 못한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뿐입니다.
결국 누군가가 어떤 일을 가져가야 한다는 건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변함이 없습니다.
로봇이 나와서 이 모든 과정을 사람처럼 해준다면 모르겠지만요.
AI가 단순 코더를 대체한다는 말도 많은데 사실 지금까지 일하면서 단순 코더라는 직업군을 본적은 없습니다.
게임 업계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거쳐왔던 팀에서는 정말 단순히 코드만 타이핑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간단한 UI작업만 맡는 사람은 있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코드 복붙만 하면 끝나는 일은 아니었죠.
사실 게임이나 서비스를 개발, 운영해 보면 정말 바쁠 때 손 하나만 더 있었으면 하는 때도 많습니다.
아무리 작은 버그라고 하더라도 그걸 파악하고 고치는데는 어찌되었든 사람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AI를 쓴다고 해도 지금 하던일 놓고 버그 수정 했다가, 코드도 머지 하고, 이슈 업데이트도 하고, 관계자들한테 진행상황 전파하고, 빌드, 패키지도 만들어야 하고, 후속조치도 작성해야 하는등 거쳐야 하는 과정이 아주 많습니다.
이렇게 한 뒤에 다시 본 작업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렇게 작업간 컨텍스트 스위칭이 자주 일어난다는건 정말 비효율적인 방식입니다.
소규모, 마이크로 비즈니스에서는 점점 AI의 활용이 늘어나고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몫을 하게 될 거라는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건 꼭 AI때문에 벌어지는 일은 아니죠. 기존에도 원클릭으로 제품 만드는 툴이나 서비스는 많이 있었습니다. 그걸로 아주 초기의 비즈니스 제품은 만들 수 있었죠.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개발자들은 늘 다른 코드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오곤 했습니다.
밑바닥부터 다 직접 짜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윈도우를 쓰던 맥을 쓰던, 리눅스를 쓰던 운영체제에서 제공해주는 런타임 라이브러리를 사용했고요. 수많은 오픈소스가 제품에 포함되어 있죠. 어차피 기존에도 90%는 이미 있는걸 가져다 쓰는 환경이었습니다.
여기에 AI는 내가 원하는걸 파악해서 제공해주기 때문에 더 빠르고 쉽게 코드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뿐입니다.
따라서 저는 AI가 개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말은 좀 부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있는 것이고 그런 변화는 IT산업 뿐만 아니라 어느 업계에서 일을하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죠. 기술이 발전하는데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일수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