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국적, 인종,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대해서도 글을 남겨두고 싶다. 일적인 부분보다 그들의 개성에 초점을 두고 싶다. 물론 익명으로 말이다.
#1. 나폴리 출신의 포근한 삼촌 같은 A.
A는 차분하고 친절하고 따뜻하다. 왜 ,자주 얘기 안해도 마음이 가는 사람들 있는데 A가 그렇다. 같은 팀이었던 적도, 일을 가깝게 한적도 없지만 나랑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고 같이 친한 동료가 있어 종종 밖에서 어울울렸는데, 취향도 비슷하고 편안했다. 나보다 나이도, 업무 경험도 훨씬 많은데 상대를 존중해주고 또 인생을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부담스럽지 않은 조언과 지혜로운 말도 해준다. 무언가 인생을 통달한 현자의 느낌.
요가와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한다. 몇년 전 A가 스쿠버다이빙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꼭 해보겠다고 맘먹었다. 바닷속에 들어가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평온 그 자체다. 이태리 어디엔 침몰선을 따라 헤엄칠 수 있다라고 얘기해줬다. 아직까지 못해봤지만 흑
오늘 A를 포함한 회사 동료들과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뚝배기불고기를 완뚝 하고선, 아주 만족해하던 그. 식사 후 카페로 자리를 옮겨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번호표 네개를 주더니 각자 하나씩 골라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 번호에 맞는 선물을 가방에서 꺼내 주었다. 너무 다정한 깜짝선물이었다. 집에 있던 소소한 물건들이라고 한다. 엽서와 하트모양 돌, 책, 퍼즐, 나는 아래 사진 속 귀여운 캔들과 포스트잇을 받았다!!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귀엽고 고맙다.
나의 귀국 소식을 알렸을 때, '슬프다' 라고 감정을 말한 몇 안되는 동료 중 하나다. 직접 말해줘서 고맙고, 슬프지만 네가 좋은 결정을 했으리라 믿는다. 언제나 기회가 있는거고 지금돌아가도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독일로 돌아와도 된다고 이야기해줘 위안이 됐다.
"Sun, Thank you for being Sun" 이라고 말해줄 동료를 내가 앞으로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A의 '바오베네'가 종종 생각날 것 같다.
#2. 시칠리아 출신의 살아있는 '이태리 스테레오타입' B.
B는 나의 첫 매니저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박학다식하고 유머러스하다.
커피에 진심이다. 회사에 커피머신이 있지만, 전기모카포트를 가져다 놓고 점심시간마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뽑아 먹는다. 그저 카페인 수혈이 필요한 내가 머신에서 커피를 뽑고 있으면, 트래쉬를 마신다며 한마디 한다. 사실 원두통에 끼어있는 원두 때를 보면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축하할 일이 있으면 볼키스를 한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나이 있으신 남자 주재원분께도 예외 없이 해서 동공지진.
이태리어, 독일어, 스페인어, 불어, 영어 등 다개국어를 한다. 모두 이태리 억양으로. 한번은 B가 독일인 동료에게 독일어로 설명하는데, 알아듣기 어려웠는지 독일인 동료는 영어로 대답했다. 영어로 바꾸기를 바라며. 그치만 B는 개의치않고 독일어로 이어나갔다. 이태리인이 독일어로, 독일인이 영어로 대화하는 희안한 상황이 연출이 됐다.
말하는 걸 좋아한다. 퇴근하다가 마주치면 가방매고 서서 한시간을 얘기를 들었다. 어느 자리에 가도 쉼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를 통해 이태리어를 제법 배웠다 주로 나쁜 말 쪽으로. 까쬬, 뽀르까뿌다나, 퐌쿨로, 밍꺄
아이들을 사랑하는게 느껴진다. 딸이 덧셋은 좋아하지만 뺄셈을 싫어하는데, 한번은 문제지의 질문에 있는 뺄셈에 같은 색의 펜으로 작대기를 그어 모두 덧셈으로 위조한 뒤 답을 풀었다고 한다. 과연 누구 닮아서 그런걸까 라고 물었더니 자기 와이프라며 자기는 절대 아니라고.
이태리인 답게 항상 깔끔하게 차려입고 다닌다. 절대 티셔츠를 입고 오지 않는다.
내가 퇴사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할 말이 있다고 하자 '결혼하니?'라 물었다. 'Unfortunately not' 이라 했더니 'Why unfortunately? Fortunately! ' 라며 조크를 날리던 그. 자신은 이민자가 아니라 글로벌 시민이라는 마인드가 본 받을만 하다. 가끔 묻지않은 티엠아이 이야기를 해주지만 재미있고 정도 많다. 크리스마스 때, 판도라를 챙겨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