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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ne ryu Nov 29. 2022

에 대하여 2

우리 회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국적, 인종,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대해서도 글을 남겨두고 싶다. 일적인 부분보다 그들의 개성에 초점을 두고 싶다. 물론 익명으로 말이다.



3. 마케도니아에서 온 사기캐 C

  C는 지금 나의 매니저다. 키가 2미터라 한참 올려다봐야 한다. 영업 쪽 출신답게 극 외향인에 유머러스하고 화술이 뛰어나고 마음도 따뜻하다.

  올해 8월부터 임시로 내 매니저 역할을 했다. 10월 내 생일이라고 직접 티라미수를 만들어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감동을 줬다. 우리 엄마도 만들어준 적이 없는걸!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퇴사 이야기를 꺼내야 했기에 정말 미안했다. 처음 하는 퇴사다 보니 어떤 반응이 나올지 걱정이 컸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너무나도 지지적이었다.

“전 매니저를 통해 내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몰랐다, 슬프지만 충분히 이해한다. 지금까지 네가 이 회사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고 네가 맡았던 프로젝트들에 발자취를 남긴 점을 리스펙트 한다. 그리고 같이 일해보니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너에게 업무를 맡기면 알아서 잘할걸 알기에 걱정이 없다. 나는 그게 큰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등 내 분에 넘치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며 북돋아줬다.

  아무리 그래도 팀에 사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또 나간다고 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법한테 다시 생각해도 너무 고맙다. 이렇게 마음씨 좋은 매니저와 더 오래 일할 수 없음에 아쉬울 뿐이다.

  그에 대해 더 묘사해보자면 2미터의 키에 걸맞은 동굴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근처에 앉으면 원치 않아도 그의 미팅 내용을 모두 알 수 있다. 민감한 주제를 얘기할 때 목소리를 낮추는 게 느껴지지만 그래 봐야 남들 보통 목소리라 여전히 들을 수 있다.

  언어 천재다. 모국어, 불어, 독일어, 터키어를 한다. 발칸 쪽 언어가 비슷한지 세르비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쪽 직원들과도 다 소통한다.

  붙임성이 대단하다. 구내식당 한국인 셰프님이 칼같이 정량 배식해 주시는데, ‘안녕하세요~’라는 완벽한 코리안 인토네이션까지 살려 인사를 하며 고기를 몇 점 더 받아낼 줄 안다.

  과거 농구선수였고 미국 대학에서 농구선수로 뛰었다고 한다. 운동을 해선지 굉장히 자기 절제력이 강하다. 옛날에 엄마 차가 모닝 같은 경차에 창문은 손잡이를 돌려 내리는 수동식이었는데, 다리가 워낙 길어서 창문을 열려면 다리 밑으로 손을 넣어 돌려야 했다고 한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와도 농담으로 누그러뜨리는 모습과, 모르는 분야가 나오면 아는 체하지 않고 도움과 조언을 구하는 문제해결력 우고 싶다. 나는 모르면 부끄러운 거고  역할을 못하는 거라 생각해서 혼자 끙끙 안고 있던 것도 C   아는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가서, 조언을 구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로부터 배운다.

  회사는 일만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안겨준 좋은 사람이다. 역시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내 생일에 직접 만들어준 티라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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