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가 나를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지
가끔은 단순하게 힘 빼고 사는 게 내 마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게 안 될 때가 있고,
그게 잘 되는 것 같다가도 그 덫에 걸려 무기력함과 나태함에 빠져 한 없이 허우적 걸리 때가 있다.
다 귀찮고 싫어도 아침에 뭐 먹을지 생각하며 일어나는 나 자신에 현타가 세게 왔던 오늘..
나는 보통 생리하기 2주 전부터 생리 증후군 + 식욕 이 대 폭발하는데 가끔씩 이런 내 호르몬의 변화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평소답지 않게 눈물이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지고 여드름도 많아지고 식욕도 많아지고…
문제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싶단 생각에 음식을 밀어 넣고 본단거지..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린 두유라테에 냉동실에 있던 흑임자, 피자 떡 두 개 + 딸기 요거트까지 야무지게 해치웠다.
요즘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거하게 차려먹고 식탁 테이블에 앉아 밀리의 서재로 읽고 싶은 책들을 하염없이 읽는 게 내 하루 루틴인데, 평상시엔 주로 경재, 자기계발 서적을 찾아본다면 생리 전엔 이상하리 만큼 공감, 감성 에세이를 많이 찾아본다.
이번엔 “어서 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에 꽂혀서 어제부터 읽고 있는 중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뒤처지는 것 같을 때 이런 에세이를 찾아보며 위로와 공감을 얻는 거 같다.
그러면서 또 한 번 공감을 넘어 자기 합리화를 하곤 한다.
‘그래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니야, 괜찮아 다들 그렇게 살아, 내일부터 진짜 바뀌자!‘ 와 같은…
생각해 보면 내일로, 다음으로 자꾸만 미루는 습관도
망할 놈의 “완벽주의” 에서 비롯된 건데 완벽하게 준비된 때를 기다리다 결국 못 할 거란 걸 알면서도 이놈의 게으른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매번 계획하고, 하루 실행하고, 다른 하루 실패하고
원점으로 돌아오길 계속 반복한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자기 검열을 할 때면,
만족감이 정말 낮아져서 그게 뭐가 됐던 다시 포기하게 된다. 포기는 쉬운데 시작은 늘 어렵다.
서른 을 앞두고 지난 내 20대를 돌아보니, 참 허무했다. 그런데 이런 돌아봄과 그 이후 오는 공허와 허무함을 40대 50대에는 더욱 짙어지고 깊어질 걸 생각하니 막막하고 끔찍하다.
미래가 기다려지는 순간은 아주 어릴 적 잠깐
별똥별 같이 반짝하고 지나가고, 그 이후의
모든 순간들은 그냥 살아내는 것 같다.
앞으로가 기대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게 두려운데
이미 내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걸 깨달을 때면 또다시 도피하게 된다 잠으로, 음식으로.
삶에 의미부여를 하는 게 참 부질없다 느껴진다.
이왕 태어난 거 의미 있는 삶을 살다 가면 좋으련만,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세워놓지 못한 상태라 더욱이 부질없이만 느껴진다.
생리 일주일 전 나의 감정상태는 이렇듯 아주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다.
감정이랑 생각은 시시때때로 바뀌는 거니까
결국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도 곧 사라지고 지나갈걸 안다.
그렇지만, 기분이 아주 초라하게 느껴진다.
지나갈걸 알아도 이 초라한 감정은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