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 민달팽이 박 씨 [영국]

- 워홀러의 서러움

by Nadaum

외국인 노동자로 집이 아닌 방 하나를 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울 일일 수 없었다.

날씨도 구려, 말은 안 통해, 나는 어디 여긴 누구인가.

이렇게 집이 많은데 지낼 곳이 없고, 그렇다 할 컨디션도 아니면서 터무니없이 비싼 월세..

집을 보기 위해 뷰잉(계약전집 보는 것)을 다니는데 나만이 비련의 주인공은 아닌 것이다.

내 옆에서 방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

오늘, 영국에서 똑같은 상황을 겪으며 서러워하는 다른 한국인 유학생 유튜버를 보았다.

생각해 봤다. 우리는 한국에 있을 때에나 외국에 있을 때에나 수도에 살고 싶어 하는구나.

한국의 서울도, 영국의 런던도 집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내가 들어갈 곳이 없는 서러운 상황.

그리고 또 생각했다.

우리는 왜 수도를 고집할까?

우리는 남들처럼 살고 싶다. “큰 물에서 놀아야 큰 물고기가 된다.” 는 말처럼 수도의 인프라가 그만큼 좋고, 기회적으로도 낫다는 말

누구나 다 아는…

서러움은 어디서 오는 건지 생각해 봤다.

서러움은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닐 때 오는 것 같다.

나는 서울의 집을 원했고, 나는 런던의 집을 원했는데 막상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지내고 있는 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서러움을 덜어내려면,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감사하는 일 밖에 없지 않을까?

어차피 인간은 가지지 못 한걸 계속해 갈망하고, 가지게 되면 또 익숙해지고, 또다시 다른 걸 갈망하니까.

한마디로 우리는 욕망의 덩어리가 아닌가?

우리의 욕망은 내가 아무리 많은 것들을 가지더라도

끝내 채워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제일 작은 힘을 들여 할 수 있는 일은

내 마음을 채우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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