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모금

61. 오늘은 꽃으로 피어

by 조유상

오래 숨죽여 기다렸어

망울 끝에 온 마음 기울여

발 동동 구르며 조바심도 쳤지



간들바람에 마음 설레었고

고추바람 칼바람도 견뎌냈어

자아 이제 나를 바라봐



날은 맑고 바람 순한 날

살갗으로 바람결 느낀 날

드디어 오늘이야

퐁, 망울 한 잎 두 잎 실눈 뜨고 올렸어



한 모금 햇살, 네가 나를 어루만지네

어어... 안.....녕!

나, 너무 오래 참아왔어

더는 못 기다릴 거 같아서



햇살아 내 심장에 손을 올려봐

두근두근 터질 거 같지

나야 나,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망울망울 터지는 꽃잎을

네게 처음으로 보여주던 나



아웅 잘 잤다

봄은 아직 멀었다지만

내가 피면 봄인 거야

어깨 좀 펴고 기지개를 켜야겠어



아니 아니 햇살아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알아 나도 꽃샘바람 된바람 아직 남았다는 걸

매일 내 몸 간질이며 다가온 너의 숨결

참을 수가 있어야지



너는 나를 잊어도

나는 너를 못 잊어

너 없는 하루는 너무 길고 지루해

가만, 우리라고 불러도 될...까



난 네 앞에서 화창하고 싶어

눈부시게 단장한 나를 바라보렴

네 앞에서 환히 웃고 있잖아

나를 그냥 바라보기만 하면 돼



우리, 한동안 짧게 설렐 거야

알지? 눈 찡긋할 사이만큼일 거야



혹여 우리 시샘하는 바람 불어와

내가 날아가더라도 잊지 마

난 일 년 열두 달 빠짐없이

널 기억하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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