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모금

66. 기다림

by 조유상

몸 안의 물이 모두 콧물로 흐르는 날

내가 먹는 물은 모두 코로만 나오는 듯

숨겨졌던 콧물이 이리도 많았나

숨겨두었던 마음이 콧물로 미어져 나오나

먹통이 되어 흐르지 않느니 보다

어떻게든 흐르는 게 낫구나


간질간질 콧속에 강아지풀이라도 넣었나

재채기가 나올 똥 말 똥

마음을 간질이다가

한꺼번에 쿨럭 튀어나온다

꼭꼭 숨겨두었던 한숨이

재채기와 섞여 나오나


들어간 것은 똥이 되어 나오고

들어간 것은 오줌이 되어 나오는데

내 머릿속에 들어간 생각은

가래떡 같은 문장으로 굵직하게

참았던 오줌발처럼 시원하게

미련한 마음 자락 적시며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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