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구석진 마음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던 고독을
세포 하나하나로 헤아릴 때
정신은 말짱한데 아픔은 마디마디였다
이유 없이 갑옷을 입은 마음은
날카로운 비늘로 뒤덮였다
간직하거나 지켜야 할 게
남아 있지 않던 서랍엔
깨알 글씨로 가득해
숨죽인 나만 숲으로 무성했다
가끔 꾸벅꾸벅 졸았고
어쩌다 깨어나기 위해
팔뚝을 깨물었다
이빨자국이 난 팔뚝은 나를 올려다보며
비웃듯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푸른 하늘이 아깝지 않던 때
무수한 푸르름을 낭비하고
홀로 된 무덤 속 시간
고요히 시끄럽던 골똘의 시간
보이지 않는 그늘은
해와 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문밖을 나서지 않는
구석진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