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모금

64. 그러니까

by 조유상

사랑은 내가 안 해도 설레고
아픈 건 내가 아니어도 아프다

비는 창밖으로만 보고 싶은데
눈은 무조건 문밖으로 나서게 한다

담배는 연기로 할 말 다하고
커피는 향으로 후각에 말 건다

사랑은 시작부터 어지럽고 어렵다가
끝나고도 사고 후유증을 겪는다

운동은 필요를 알아도 몸이 거부하고
배변은 거부할 수 없는 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