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모금

71. 치유불가

by 조유상

다정도 병이라 했던가

이제 나는

다정이 병이라 부른다


다정이 부른 온갖 인연은

배에 짐과 육신, 영혼을 함께 싣고

몸을 흔드는 진동과 함께 흔들린다



찡하게 고맙고 정겨웠던

숲과 숲을 이룬 다정이들

얼굴 하나하나 떠올리며



각자에게 필요한 숨결과

각자에게 맞춤한 손길을

아낌없이 나누고 부여잡았던 시간



우리는 남이 아니고

우리는 둥글게 다시 만나리



인연의 끄트머리엔

여전히

다정이란

치명적인 병이 숨어있고나



#제주 안녕

#제주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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