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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람 Jun 13. 2023

5. 미국에서 아이들 학교 보내기 (1)

- 한국에서 준비과정

영어에 영자도 몰랐던 아이들


요즘은, 한국에서도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 조기 교육을 하는 부모님들이 참 많다.

영어 교육은 일찍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긴 했지만,

우리 부부의 교육관은 예나 지금이나,

'뭐든 때가 되어서 아이들이 원할 때 배우는 게 가장 좋다'는 거다.


어른들의 생각이나 필요에 의해서 굳이, 억지로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고,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재밌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키웠다.

아이들이 스스로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을리는 없고,

우리 부부 역시 굳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채 지내왔다.


그러다 덜컥 미국에 오게 되었고, 아이들은 당장 미국에서 1년동안 학교를 다녀야 했다.

좋든 싫든 이제는 영어와 친해져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다.


물론, 언젠가 미국에 간다고 생각을 했다고 해도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서둘러 영어를 가르치진 않았을 거란 생각은 든다.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익혀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니까.

'1년 동안 미국에서 살 기회가 생겼으니, 이제라도 영어를 시작하면 되는 거지.'

그런 생각으로 아이들과 조금씩 천천히 영어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영어랑 조금씩 친해지기


요즘, 한국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첫째는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알파벳이나 단어들은 배울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지역에서 저렴한 가격에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원어민과의 화상 영어수업이 있어서

일주일에 세번, 한시간씩 간단한 회화 수업을 6개월 정도 진행했다.

직접 대면으로 하는 수업도 아니고, 매일 하는 수업도 아니었지만,

아이에겐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될 거라 여겼다.


유치원생이었던 둘째는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세번정도 방과후 시간에 영어 수업이 있었다.

물론, 노래와 율동을 위주로 하는 놀이 시간에 가까운 수업이었고

그것만으로 영어 공부가 될거라는 기대는 할 수 없었다.

더도 덜도 말고, 미국 가기 전에 기본적인 알파벳 정도는 익히고 가면 좋을 거 같아서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컴퓨터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지를 시작했다.

영상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었고, 다행히 아이는 매일 꾸준히 주어진 수업을

잘 따라 주었다.


물론, 이렇게 잠깐 영어를 한다고 해서 아이들 영어 실력이 확 늘리 없었다.

그저 영어가 전혀 처음보는 낯선 언어라는 느낌만 갖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이런 상태로 아이들을 미국학교에 보내도 괜찮은걸까?'

한편으론 걱정도 됐지만, 그럴 때면 주위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애들은 미국 가면 영어 금방 늘어~' 라고.


외국에 나간다고 귀와 입이 저절로 트일리 없고,

전혀 모르던 말이 입에서 샬라샬라~ 나올리 없겠지만,

'애들은 외국어도 금방 배운다'는 그 말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해당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국 학교 선택하기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을 어떤 학교에 보내야 할까...

고민이 되던 차에, 미국 학교에 'ELD' 과정반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규 과정과 달리 영어가 서툰 아이들을 모아서 별도의 반으로 운영이 되는 곳이었다.


ELD 과정이 영어를 조금더 기초부터 배울 수는 있지만,

실제 미국 아이들의 정규 교육 과정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영어에 입문한 우리 아이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반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미국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모인 다양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

그 또한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 가족이 지내게 될 얼바인에서는 힉스캐년 초등학교에 ELD 과정이 따로 마련이 되어 있었다.

그곳을 아이들의 학교로 정하고, 학교까지 통학이 가능한 곳을 최우선으로 집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행에서 가장 큰 고민이었던 아이들 학교와 집이 한번에 해결됐다.

학교와 집이 결정되고 나니, 우리 가족이 미국에 간다는 사실이 손에 잡히는 현실로 느껴졌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그저, 부디 아이들이 미국에서 잘 적응해주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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