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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람 Aug 30. 2023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

-아이들을 위해 힘차게 페달을 밟았을 엄마들의 시간

아침 산책길에 건너편에서 자전거 한대가 다가왔다.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은 젊은 여성이었다.

오르막길을 올라오는 중이라

엉덩이를 자전거 안장에서 들어 올린 채,

거의 서다시피 두 발로 페달을 열심히 구르고 있었다.

힘이 들었는지 표정은 살짝 일그러진 채였다.


얼마 안 가, 자전거 뒤 의자에

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앉아있는 게 보였다.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힘들어하는 엄마의 표정과 달리, 아이는 입을 벌린 채 함박 웃고 있었다.

페달을 밟느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엄마의 뒷모습이 재밌는지

두 손으로 안장까지 두드리며 잔뜩 신이 나 있었다.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서로 다른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같은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오르는 중이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들을 등뒤에 태운채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구르는 중은 아닐까.


엄마의 표정을 볼리 없는 아이들은,

엄마의 자전거 뒤에 탄 채

그저 편안히 오르막길을 오를 테고.

아이를 태운 엄마는 있는 힘을 다해 페달을 밟겠지.


나 역시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마냥 웃던 어린 시절이 있었겠구나, 싶으니까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면서 울컥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 역시 지금껏 엄마의 앞모습은 영영 보지 못한 채

지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고 보면, 부모는 늘 자식을 등에 지고 살고

자식은 그저 그 넉넉하고 따뜻한 등이 좋아

부모라는 이름 아래 마냥 편히 기대고 싶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침 산책길..

아이를 뒤에 태운 채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엄마의 자전거를 보며,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라면,

힘겨운 오르막길도 기꺼운 마음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았을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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