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늘 노력이 필요하다(1)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미영 씨는 방에 들어가 있는 나에게 "선생님, 오천 원 가져갈게요"라며 허락을 받는 듯한 행동을 한다. 분명 자신이 한 달 얼마를 쓰겠다고 항아리에 넣어 둔 것인데, 이유를 물었다. "미영 씨, 선생님한테 항상 얼마를 쓰겠다고 말하는 것은 돈을 잘 못쓸까 봐 두려워서, 말하는 것이지요?" 난 그녀의 관찰한 행동을 말하고 그녀의 욕구와 감정을 드러내면서 얘기했다. 그리고 내 욕구를 말했다. "미영 씨, 선생님을 방 안에서 항상 일일이 얼마를 가져가겠다고 말할 때 혼란스러워요. 미영 씨가 당당하게 자신의 돈을 썼으면 좋겠는데...."라는 말을 말했다. 그녀는 덧붙여서 말한다. "얼마를 쓰겠다고 말하면 더 이상 쓰지 않을 것 같아서요"라고... 그녀를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유진 씨가 매우 화난 표정이다. "선생님, 음식쓰레기 통을 언니가 닦겠다고 고집을 부려요"라며 다급히 나에게 말한다. 분명히 다혜 씨가 유진 씨가 할 일이 많아서 도움을 줄 겸 음식물을 쓰레기 통에 비워주고, 거기에다 통을 깨끗이 닦아 주겠다는 것인데,,,,,, 왜 그녀는 그리 화가 났을까?
"유진 씨, 내가 충분히 통을 닦을 수 있는데, 내가 할 역할이 침범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어요? " "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들음에도 불구하고 길순 씨는 자기에 닦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한바탕 말다툼이 벌어질 것 같았다.
"나는 유진 씨가 할 일이 많아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유진 씨를 힘들게 한 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유진 씨에게 맡겨진 일은 믿고서 관여하지 않을게요. 오늘은 다혜 씨가 유진 씨 생각하는 마음으로 했으니, 마무리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네요."라는 말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늘 유진 씨와 반려견 똘이와 산책을 나갔다. 똘이는 뭐 그리 신났는지 냄새 맡느라 정신이 없다. 줄을 잡고 있던 유진 씨는 "재는 먹는 것만 밝혀"라며 비난하듯 억양이 약간 높은 목소리로 강아지를 향하여 말한다. "다혜 씨, 지금 한 말은 똘이가 나쁜 것을 먹어 혹 병이 날까 봐 걱정돼서 말하는 거죠?"라고 물었다. "네"라고 말한다. "그러면 똘이야 나쁜 것 먹으면 안 돼"라고 말해주면 "그 마음이 똘이에게 전달될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녀는 밝게 웃으며 "네"라고 대답해 주었다. 판단하지 않고, 그녀의 진짜 마음을 읽어주니 나의 제언을 받아들여 주었다.
{공감}이다. 상대의 경험을 존중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다. 느낌, 욕구를 파악하고 판단이나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표현해 주는 것이다. 참 힘들다. 상대의 고통, 욕구를 안다는 것은 상대의 깊은 공감을 갖지 않고는 힘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