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첫 순간

너와 함께하는 9개월의 매일

by 완두콩

안녕 아가야.


오늘은 네가 9개월 동안 머무를 공간과 아직은 그 속에서 아주 작고 작은 반짝이는 별인 너의 모습을 보고 왔단다. 볼펜으로 콕! 찍은 점보다 작은 별인 너를 보면서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작은 존재에도 반가울 수 있다는 걸 오늘 덕분에 배웠단다.


오랜 기다림 끝에 너와 만날 준비를 해나가는 매일을 조금씩 기록해 나가려고 해. 훗날 네가 엄마의 이 일기를 읽으며, 살아갈 긴 인생에서 만나는 작고 큰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길 소망해. 소중한 너를 엄마와 아빠가 마음깊이 기도하고 소망하며 어떻게 기다려왔는지, 너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아는지가 큰 응원과 희망이 될 거란다


너를 기다리며 마주한 감사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엄마는 그간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단다. 30년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깊고 진지하게 스스로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어. 너를 기다리고 마침내 만나서 우리가 함께 할 시간 동안 엄마가 엄마란 사람에 대해 모른다면, 너에게 어떠한 세상을 보여줄지 조차 모를 것 같았단다.


아직도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고 매일매일 변하는 마음과 생각의 엄마지만 그래도 스스로 고민한 시간들이 쌓여 간다면, 너의 변화무쌍할 매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옆에서 지켜보며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더욱 너란 존재에 감사한 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란다. 순수하고 맑게 태어날 너에게 이 세상에 파랗고 아름답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니 엄마의 눈에 이 세상은 아직도 여전히 재미있고 아름답단다. 그리고 네가 살아갈 이 세계가 감사한 일들이 더욱 가득하길 엄마는 매일 소망한단다.


네가 행복할 때마다 혹은 힘들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고 마음에 느껴지는 모습이 다를 거란다. 참 신기하지. 그렇게 눈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더라고. 그럴 때마다 보다 아름답고 밝은 색의 손길을 따라잡고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길 엄마는 소망하며 너를 9개월 동안 기다릴 거란다.

사실 엄마는 엄마에게 벌어지는 상황과 마주한 현상을 꽤나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면이 있었단다. 그런데 너를 기다리며, 너와 한 몸으로 함께할 그 기간 동안 나의 눈이 너의 눈이 되고, 나의 마음과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질 생각을 하니 번뜩 놀라게 되었어.


그래서 엄마가 세상을 바라보는 톤을 바꿔보고자 노력 중이야. 아이의 눈으로 마음으로 보기 위해 애를 써보고 있단다. 그리고 네가 마침내 우리 품으로 왔을 때 네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새롭고 흥미로운지 엄마와 아빠에게 알려주길 기대해.


너와 함께 할 이 세상이 두근두근 기대되는구나.

엄마 아빠에게 작은 별로 와줘서 정말 고마워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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