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첫 순간 _ 여섯째 날

너와 함께하는 9개월의 매일

by 완두콩

안녕 아가야.


오늘은 너를 만난 여섯째 날이야. 매일 너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전하며 대화하는 이 시간이 훗날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올지 무척 기대가 된단다. 말을 하는 걸 좋아하지만 혹여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은 엄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방법을 택한 게 아주 뿌듯한 거 있지.


너에게 엄마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편지를 택한 배경은, 엄마에게 편지와 글을 참 잘 쓴다며 칭찬해 주신 선생님들 덕분인 거 같구나.


엄마는 학창 시절 참 멋지고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었단다.

혼나기도 하고 때때로 속상한 경우도 있었지만, 엄마가 스스로를 꽤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생님들의 응원이 있었다고 생각해.

솔직히 말하면, 엄마는 공부를 잘 하진 못했어. 공부보단 음악시간과 체육시간을 사랑하며 가장 날아다녔었지. 체육시간에 앞 구르기를 잘해서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음악시간엔 노래는 못하지만 목소리가 쩌렁쩌렁해서 덕분에 다 함께 웃을 수 있었지.


그리고 소설책과 만화책을 좋아해서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도 책을 읽는 경우도 많았단다. 그런데도 엄마의 선생님들은 항상 그런 엄마를 칭찬하셨고, 언제나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셨어.


그러다가 엄마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정말 멋진 문학 선생님을 만났단다. 원래 좋아했던 문학시간이 배로 재미있어진 거지. 엄마가 소리 내서 책을 읽거나, 질문을 하면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시고 엄마가 숙제로 제출한 글을 잘 쓴다며 친구들 앞에서 읽어 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엄마는 가슴이 벅찼었어.

그리고 특별활동 시간에 문학 선생님은 선생님이 졸업한 대학교에 엄마와 친구들을 데리고 견학을 시켜 주셨어, 그리고 이유가 생겼단다. 엄마가 대학을 가야겠는 이유. 바로 선생님의 후배가 되고 싶었지.

그 시절 엄마가 본 대학교의 모습이 너무나 웅장하고, 캠퍼스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빛이 났었어.


그리고 그때부터 엄마는 문제집과 교과서가 닳아 없어지도록 공부를 했단다. 문학 선생님 덕분에 3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었어. 그리고 정말 재미있었단다. 왜냐면 공부를 하면 할 수도록 질문이 생기기 때문에 선생님을 만나러 교무실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지.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다른 과목들에 대한 흥미도 생겨서 어쩌다가 엄마의 성적이 좋아졌고, 엄마가 바라던 문학 선생님의 후배는 되지 못했지만, 선생님 졸업한 학교의 '옆 학교'를 갈 수 있었단다.

지금도 떠올리면 사랑스럽고 따뜻한 엄마의 학창 시절처럼,

우리 아가의 더욱 풋풋할 그 시절이 봄처럼 따뜻하고 여름처럼 싱그럽고

가을처럼 다채롭고 겨울의 눈 처럼 찬란하길 소망해.


그리고 엄마가 문학 선생님의 칭찬과 우연한 (선생님은 아마 의도하지 않으셨을까) 대학교 견학으로 마음에 뜨거움을 느낀 것처럼, 우리 아가에게도 마음을 울리는 어떠한 '동기'가 다양하게 생기기를 응원해. 그 동기가 공부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운동, 요리, 놀이든 정말 많은 분야가 있기에 우리 아가의 삶이 무척이나 풍요로울 거야.


엄마와 아빠는 엄마의 선생님처럼 우리 아가에게

다양한 동기가 생길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

우리 아가 덕분에 엄마의 교복 입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오늘이야.

벌써 우리 아가의 교복 입은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 보다가 눈물이 나는 거 있지.


엄마 아빠의 매일을 풍성하게 해 줘서 고마워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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