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08
그날을 기억한다
by
계영배
Jan 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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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Eitel(German, b. 1971)
"Architectural Studies", (2017)
Oil on canvas, 70x70cm
그날을 기억한다
뭐에 홀린 듯
작가 신청을 했었다
그전엔 있는 줄도 모르던
플랫폼이었는데
그냥 무엇에 홀린 듯
알게 되자마자 나는 작가 신청을 했고
지금도 수락메일을 받던 그때가
어제처럼 생생하다
글쓰기는 신기했다
분명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별의별 얘기를 다 써 내려가고 있었다
마치 글을 못써서 환장한 사람모냥
무슨 글만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마냥
그렇게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한참 쏟아내고는
난 또 한참을 멍하곤 했는데
그때의 감정은 시원함과
또 한편으론 후회스러운 마음
언제나
그 둘 사이 어딘가쯤을
한참을 맴돌다 사라지곤 했다
그 묘한 기분에
중독이라도 되었던 걸까?
저 혼자 울고 웃으며
써 내려간 내 글을 나는 읽고 또 읽
었
고
이것이 말로만 듣던 치유의 글쓰기였던가
그간 그 무엇으로도
위로받기 힘들던 내 마음은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아무는 듯
해
그렇게 글쓰기와의 밀월은
꽤 한참을 갔다
그러나 모든 관계는
한 번은 위기를 겪는 법
어느 순간부터
내가 아닌 사람들
의
눈이 중요해진 그 시점
그 순간부터였을까
오히려 "좋아요" 따윈
찾아보기 힘들던 시기엔 없던
조급함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부터
글쓰기를 통해 얻던 순수한 기쁨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좋아요
수에 집착하던 나는
내가 노력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결국
브런치를 떠나게 되었다
한참을 그렇게
잊고 지내다
돌아온 탕자모냥 다시 찾은 이곳
글쓰기 맘고생의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어서였을까
다시
마른 낙엽처럼
너무도 가볍게 시작한 글쓰기는
그저
재미있었다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도 아니고
그저 내가 좋으려고 쓰는 글
이젠 나만 잼나면 그만이었다
나는 부족함 투성이었고 숨기지 않았고
그럼에도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감사했고
그럼 됐지 않은가
세상은 생각보다 차갑지 않았고
다시 나는 글쓰기로 무지 행복한 중
2025년도에도 나는
무지 가볍고 재밌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어차피 인생은 짧고 예술은 무지 길다
Midnight In Paris - Opening Scene (HD) Woody Allen, Sidney Bec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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