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0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계영배

Zhang Xiaogang(China, b.1958)

"Big family no.4", (2007)
Oil on canvas
229 x 300 cm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오토바이, 자동차 및 자전거가

뒤를 잇는 가운데






항공기는
자동차보다 100배 안전해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한다






이렇게






기차와 버스를 제치고

세상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교통수단이






이리도 어이없게

바퀴도 없이 착륙을 시도하다






결국은

공항 구조물에 부딪혀 처참히 파손된 모습은






가뜩이나 그간 정신없던 대한민국을






그저 멍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티브이 속 앵커들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도






여느 때 같으면

세상이 무너진 듯






온 나라가 온통 떠들썩한

초상집 분위기겠지만






그저 타기를 기다리는 마른 장작처럼






치 모든 걸 체념한 것처럼...






모두 동공에 구멍이라도 난듯했다






원래 맞기 전엔 엄청 두렵지만






한번 씨게 맞은 사람은

또 맞아도 울지 않는 법






평소 걸핏하면

질질 우는 게 특기인 나는






오열하는 가족들을 보고도

울지 않았다






누구보다 그 기분을 잘 알지만






그저






그 옛날 나를 보던 누군가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했을 뿐






가족을 잃은 고통은

정말 좋은 점이






정말 좋은 점이

단 한 개도 없긴 한데






한 가지 이점이 있다면






그전과는 분명

다른 삶을 살게 하는 것






이는 먼저 간 가족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 아닐까






1903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후로






우리는 이제

전 세계 어디에나






맘만 먹으면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되었으며






구조 작업과 산불 진화






덕분에

수많은 혜택을 얻긴 했으나






반면, 크루즈선과 함께

가장 많은 탄소배출은 물론






화석 연료 과도사용과

대량살상 무기까지






비행기의 발명은 우리에게

딱 그만큼의 재앙도 함께 가지고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치가

비단 "비행기 출현"에만 국한된 것일까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평생 한 번도 쉽지 않은 일들을

두 번이나 겪은 우리






반드시






2024년 12월 이전의 우리와는

다른 사람일 수밖에 없고






앞으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혼란이 예약된 상태






그러나






세상사는 결국 다 비행기처럼 오고 갈 것이고






두 번이나 연타를 씨게 맞은






우리는 더 이상 아파도

의연할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이 떠난 삶도

미증유의 상황인 대한민국도






결코 쉽진 않을 것이고

물론 실수 투성일 것






그러나

꼭 기억할 것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역시

12초에 불과했고






거리는

고작 36미터 날아간 게 전부였다는 걸






그러니






일단 극복 해보고자

맘만 먹으면






시작은 미약해도 그 끝은 창대할 수도 있다는 걸






Wright Brothers First Flight,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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