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특수교 수필집 (매 맞는 교사)

by 특수교사 호짠

요즈음 학교 현장 관련된 뉴스를 보면 다양하고 슬픈 이야기가 많다.

다만 내가 겪고 있는 현장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비치지 않아 슬픈 마음에 나와 나의 동료들의 삶을 공유해보려 한다.


특수학교란 정말 독특한 곳이다.

다양한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마다 장애 정도나 특성이 너무 명확하다.

다만 이런 아이들 중 간혹 높은 폭력성을 보이는 아이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주로 나 같은 젊은 남교사가 담당하게 되곤 한다.


장애 학생의 폭력성에 교사가 어떤 식으로 대항할 수 있을까?

작년 기준으로 내 동료들은 학생에게 맞아서 병가를 쓰거나 손가락 골절, 탈구될 정도의 폭력을 경험했다.


자 여기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나는 교사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덩치 큰 학생이 나를 진심으로 때리려 쫓아온다.


1. 신체적, 물리적 제제를 통하여 막는다.

- 학생에게 멍이나 상처가 남았는가? 당신은 실패했다.

2. 단호하고 확실한 목소리로 행동이 옳지 않음을 지도한다.

- 붙잡혀 신나게 두드려 맞았다. 당신은 실패했다.

3. 학생에게서 도망간다.

-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았다. 당신은 실패했다.

4. 병가를 낸다.

- 당신은 용기 있는 훌륭한 선택을 하였다. 당신을 살아남았다. 다만 동료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자 시스템적 정답은 다른 학생과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학생이 진정이 될 때까지 분리하는 것이다.

그럼 이걸 누가 해주는가?? 누군가 착착착 훌륭하게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 학교라면 축하한다.

당신은 훌륭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쉽게도 작년의 나와 내 동료들은 그렇게 까지 완벽한 시스템의 지원을 받지 못하였다.

(물론 점차 나아지기 위하여 모두가 노력했다.)


우리는 끓어오르는 냄비 속 물에 빠진 개구리처럼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폭력에 스며들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A교사도 맞았대, B교사도 맞았대'라는 말조차 나오지 않고 폭력이 당연해진 공간 속에서

결국 우리가 스며드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 맞는 교사가 당연하게 되어버린 작년 나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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