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특수교사 수필집 (특수교사는 사실 착하지 않다)

by 특수교사 호짠

나는 주변에 나의 직업을 밝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왜 나면 10명 중 10명의 반응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거의 모든 사람의 반응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1) 천사시네요, 2) 좋은 일 하시네요, 3) 힘드시겠어요 혹은 뭐 사명감 있는 일을 하시네요 등등....


이런 말을 별로 듣고 싶어 하지 않는 혹은 불편한 이유는 나는 사실 그렇게 선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깜빡이를 안 키고 차선을 변경하기도 하고, 호다닥 무단횡단을 하기도 하며, 가끔 분리수거를 등한시하기도 하는 대한민국의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이런 나에게 천사, 좋은 사람의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착한 아이 증후군에 걸려야 할 듯한 사회적으로 강요된 좋은 사람이라는 시산을 받고 싶지 않다.


물론 정말 선하거나 아이들을 사랑하거나, 종교적인 홀리함으로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들도 있다. 그분들은 나에게 어찌 보면 존경의 영역에 들어가는 훌륭한 분들 이이다. 그리고 아쉽게 나같이 평균값을 깎아먹는 현실적인 직장인 들도 있기에 우리의 사회는 '평균'이라는 벨런스가 수호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 그렇다고 내가 아이들에게 못나거나 나쁜 교사란 뜻은 아니다.

난 나 나름대로의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교사라고 확신한다. 다만 내가 원하는 것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월급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사회적으로 선함 이미지가 가득한 직장인일 뿐.


선하다, 착하다는 말과 이미지로 누군가를 범주화하기는 쉽다. 하지만 인간은 너무 다양하고 단순한 직군에 끼워 넣어 이놈들은 착하다 하기에는 사람과 생각들, 바라보는 세상도 다 다를 뿐이다.


오늘도 나는 평균치를 수호하고 있다. 방학을 즐기고 있지만 학교에 나왔고, 학교에서 일을 했지만, 학교의 코피와 간식을 몰래 빼먹었다.


나라는 특수교사는 사실 그리 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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