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특수교사 수필집 (미친 사람들의 동요 특공대)

by 특수교사 호짠

교사 중에는 미친 사람들이 제법 있다.

아쉽게도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지만, 내 동료들 중에는 나 만큼, 혹은 이상으로 미친 사람이 은근히 있다.

그리고 미친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무리 지어 다닌다.


이 이야기는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내려온 특수학교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 공문하나에서 시작된다.

-지역 내 동요 대회 실시(초등)- 이 공문을 보고 우리가 느낀 감정은 단 하나였다.


재. 미. 있. 겠. 다.


이유는 저 한마디면 충분했다. 내 업무에 있는 일도 아니고, 우리 아이들의 수준과 특성을 고려했을 때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며, 애초에 특수를 대상으로 실시된 대회나 행사도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재미있을 거니까!!


착착착이었다. 서로 남는 시간을 쪼개고, 방법을 찾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연속말이다.

우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 촬영해서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동요를 만들어 제출하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다.


마이크를 잡으니 긴장하는 아이, 발음이 부정확한 아이, 목소리가 흔들리는 아이, 음역대를 낮추어 부르는 아이, 장애 특성이 드러나는 아이 등등등 다양한 아이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우리에게는 재미와 행복이었다.


수 없이 많은 후보정과 편집 후 결국 우리는 완성된 영상을 제출했다.

함께 만든 아이들과 동요대회 현장에서 함께 그 영상을 시청할 수는 없었지만

영상 자체에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시간이 지나고 교육지원청에서 참가상을 보내주셨다.

영상으로 참여해도 상을 주시다니 아이들이 기뻐할 것이라 생각했다.


영상을 보면 지금도 생각난다. 그때의 행복, 아이들과 소통, 편집의 고통까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나의 하드 속에, 기억속에 큰 즐거움으로 남아있다.


thx 미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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