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특수교사 수필집(매일매일이 공개 수업)

by 특수교사 호짠

교육지원청 산하의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발령받아 근무할 때의 일이다.


나는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에서 지내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의 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순회를 가는 학교에 남는 교실이 없어서 진로상담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곤 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진로상담실에 진로선생님께서 함께 같은 공간에서 존재하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이게 학교에 교실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민망한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나의 수업의 시작과 끝, 모두를 항상 다른 선생님과 함께한다는 것은... 뭔가 예를 들기도 좀 어려운데 누군가에게는 들숨과 날숨까지 검사받으며, 시공간에 존재하는걸 계속 확인받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나는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진짜 정말이다.)


그런 나의 기분을 아시는지 진로상담 선생님께서는 배려로 내가 수업을 시작할 때면 살포시 이어폰을 끼고 업무에 집중해주시곤 했다.


이러한 난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진로선생님이 불편하시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던?? 귀여운 공존은 1년간 지속되었다.


솔직히 그때는 비교적 저경력 교사인지라 아이들과 수업이든 소통이든 능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나 투박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감정이 섬세한 여중생을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진로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어벙벙한 나의 모습에 답답하시지는 않았을까 싶은데, 나의 그런 모습도 담담하게 공존해 주신, 불편함을 감수해 주신 그때의 선생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후 순회 수업을 했던 학생들을 고등학생이 된 후 체육대회에서 만났다. 튼튼하게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니 위와 같은 걱정은 줄어들었고, 지금은 어였한 성인이 되어있을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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