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특수교사 수필집(난 현상금 사냥꾼이다.)

by 특수교사 호짠

요 몇 년간 나라에 돈이 없는지 특수학교에 내려오는 예산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물론 매년 늘어나는 공룡 같은 새로운 굵직한 일들에 돈을 몰아주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특수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선생님 입장에서는 기존에 아이들을 위하여 하던 사업, 프로그램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일 것이다.


하여 교장선생님은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되는데 다년간의 경력으로 숙련된 교사들로 구성된 '부장교사'들을 시켜 공모 사업(현상금)을 따오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는 기본적으로 배정되어 있는 본예산 외에도 교육청에서 추가로 배부하는 예산들이 있다.

다만 이 예산들은 따로 신청하고, 사업을 운영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행정일이 추가되는 동시에 돈의 종류에 따라 사용에 제약이 있는 등의 단점이 있어 부장들 중에 별로 희망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돈이 없고, 교장선생님은 이미 '부장교사'들을 산속에 풀어놓으셨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산속에 덫이란 계획서를 설치하고, 화살을 쏘며 공모하여야 한다.


그러다 결국 잡아 올린 현상금(예산) 녀석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현장체험학습이 될 수도, AI교육이 될 수도, 프로그램 중 먹는 간식 햄버거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어미새가 먹이를 사냥해 와 아기새를 먹이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점점 사회가 복잡해지는 만큼, 학교의 행정도 복잡해진다고 느낀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점차 예산을 사냥할 사냥터의 크기가 커지고 깊어지고 복잡해진다.


오늘도 현장에서 끝없는 사냥을 하고 있는 수많은 동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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