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특수교사 수필집(작은 학교의 생각지 못한 이면)

by 특수교사 호짠

나는 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다.

음.. 소도시가 맞는가? 나의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소(도시)라고 주장해 보겠다.


그나마 지역의 시내권으로 들어가면 아파트도 있고, 번화가도 있는 동네이지만 이 구역을 벗어나서 주변으로 나아가보면 논과 밭, 나무, 푸르름, 청아함, 길게 무리와 고라니가 돌아다니는 마의 영역이 나타나는 뻔한 대한민국의 시골이다.


이런 곳에는 당연스럽게 학년당 1 학급 정도 규모를 유지하는 작은 학교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학교는 다양한 친구들이 모이게 된다.

원래 이 시골 지역에서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다닌 친구, 지역의 큰 학교에 적응을 어려워 넘어온 친구, 학폭으로 다른 지역에서 날아온 친구, 특수교육 대상학생으로서 순한 통합학급 친구들과 함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이 보낸 친구들 등등등


이런 여러 친구들이 모여 약 10명에서 30명 미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큰~~ 학교에 비하면야 적은 인간군상이고, 그 많은 인간의 틈바구니에서 수시로 치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이 작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보통은 생각하지 못한 단점'을 말하고자 한다.


바로 '반이 바뀌지 않는다.'이다. 너무나도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큰 단점이기도 한데, 중학교로 치면 3년 내내 같은 친구들과 어려 아름다운 추억과 우정,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심지어 초등학교와 유치원도 같은 친구들이라면 9~ 11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서로 맞지 않는, 혹은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지더라도 3년, 혹은 9년 이상의 시간을 같은 반, 같은 반 구성원(친구라 부르지 않겠다), 같은 또래 무리와 함께 보내게 되는 것이다.


10년 ~ 20년 전 감성으로 상상해 보자

약간 부족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을 순박한 시골 친구들이 서로 도와도 와 함께 잘 지내고, 체육대회 때 느린 친구를 기다려 손 잡고 함께 결승선에 들어오는 등의 아름다운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는 시대가 흘렀다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된다. 아이들 역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의 아이들은 글자를 볼 수 있을 때부터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쥐고 나아온 아이들이며, 소통의 창구 역시 스마트 기기이다.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더 시니컬해지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현상일 뿐)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이미 만들어진 자신의 친구 그룹, 단톡방 속 그룹 외 특수교육대상학생은 '무관심'의 영역이거나, 자신의 수업을 방해하는 이상한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특히나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는 '다양한 행동' 예를 들어 손뼉 치기, 소리 내기, 일어나기 등의 행동을 보인다면, 그리고 이 행동을 아이들은 같은 반에서 6년, 9년을 지켜보고 참고 있었다면,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운 문제점들이 많이 생긴다.


계다가 중학교는 공포의 사춘기 시기이고, 초등학교 때 행하지 않던 '시험'을 통하여 학업성취가 '점수'로 명확하게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과연 내 딸, 내 아들이 '아 엄마 우리 반 00이 가 수업시간에 너무 소리 질러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어! 미치겠어!'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그래도 나날이 떨어지는 아들과 딸의 성적을 바라보며 '00 이를 배려하고 친구로서 잘해줘'라고 말할 수 있는가? 너무 어려운 문제다.


아! 너무나 절망적인 이야기 인가??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작은 학교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극단적인 단점을 이야기한 것뿐이다.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굴러간다. 아이들은 성장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통합학급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이해시키는 것이 나의 일일 뿐인 것이다. 내가 잘해보겠다.


누구든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아픔과 두려움은 이겨내야 한다. 그것이 장애인이던, 비장애인이던 그룹이 작던, 크던 중요치 않다. 성장의 아픔을 이겨내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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