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특수교사 수필집(한글을 못쓰는 교사)

by 특수교사 호짠

양심 고백을 하자면 이것은 슬프게도 나의 이야기다.


물론 한글을 완전히 못쓴다거나, 한국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교사 중에서도 '유독' 한글을, 즉 글씨를 잘 못쓴다.


음.. 뭔가 제목의 어그로에 비해 내용이 부족한 것 같아 살을 붙이자면,

사실은 글씨뿐만 아니라 맞춤법도 약하다.

물론 특수학교 학생을 가르칠정도, 임용시험을 패스할 정도의 능력은 된다고 볼 수 있지만

내가 혹은 사회가 기대하는 '선생님'의 능력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노력은 안 한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한글을 알고 있음에도 방학 동안 한글 교본 책을 사서 연습을 해보았고, 중학교 시절에는 펜촉으로 글씨를 쓰면 반듯하게 써진다고 하여, 펜촉과 잉크를 들고 다니며 필기를 해본 적도 있다.(볼펜의 편리함과 위대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지각 맨틀까지 뚫고 내려가는 나의 글씨체는 이렇게나 일관성 없게 못쓰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사실 글씨체는 더럽더라도 더러운 상태로 일관되면 은근 매력적인 글씨로 다가오기도 한다.)


추가로 여러분은 믿지 않겠지만 나는 다독을 하는 어린이였다. 그런데 내용에만 집중을 한 탓일까?...

한글의 띄어쓰기와 문장 맞춤법은 너무나 나에게 어려운 것이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의 받아쓰기와 일기 쓰기라는 폭풍우를 겪고 나서,

다시는 한글을 정석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 마냥 맞춤법이 뒤죽박죽이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순간에도, 마무리하는 순간에도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면 끝없이 나오는 빨간 선이 그어진다. 수정 버튼을 계속해서 누르는 나의 모습은 어찌 보면 들키고 싶지 않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조금은 부끄러운 자신의 이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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