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특수교사 수필집 (신규교사 연수 이야기)

신규 교사 연수 이야기

by 특수교사 호짠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나도 한때는 신규연수에 귀여운 신규 교원으로서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푸석한 피부와 광대 중간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이 아닌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아마 그럴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의 신규연수는...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딱히 더듬어지지 않는다.

아마 교육감이 와서 끔찍한 농담 섞인 훈화를 하고... 누군가는 연수에서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고... 교사 밴드가 와서 공익적인 노래를 부르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이라고 말씀하시곤 갑자기 무대에서 눈물을 보이셨던... 다시 생각해 보니 아마 내 기억을 스스로 삭제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말 잘 듣는 교사인 나는 연수대로 아직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


신기하고 감사하게도 나에게 작년과 올해 신규교사 연수에 조별 모임의 장? 같은 역할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제 막 합격한 신규 선생님들을 보면서 그들이 느끼는 합격의 기쁨과 설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다만 신규 나의 역할 중에는 현장의 현실을 안내하는 것도 있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여러분의 미래, 학교 현장은 희망차고 아름다울 것이라고만 이야기해 줄 수 없음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현장은 점점 행정 업무가 많아지고 있단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연수가 늘어나고 있어. 민원은 점점 심해지고 있고, 학생은 점점 다양해지고, 마지막으로 동료 교사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 제법 많단다.


같은 나의 진심을 전해야 할까??.. 아니면

여러분 너무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앞으로 평생 훌륭한 선생으로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답니다.

라고 말해야 할까?


이제 곧 26학년도 신규 선생님들을 만나러 간다. 그들에게 파란 알약, 빨간 알약 중 어느 것을 전해주어야 할지... 아마 나는 마지막까지 고민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4. 특수교사 수필집 (통학버스는 이동하는 교실일까?)